[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전북 현대가 스포츠 중재재판소(CAS)로 간다.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획득한 울산 현대는 스페인 무르시아 훈련을 조기 종료한다.
아시아 축구연맹(AFC)의 독립 기구인 출전관리기구(Entry Control Body 이하 ECB)는 18일 전북의 올해 챔피언스리그(ACL) 출전여부를 심의하나 결과 출전자격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K리그 클래식 3위로 PO 진출권을 얻은 제주 유나이티드가 전북이 속했던 H조로 이동해 조별리그를 치르고 4위 울산 현대가 PO 진출권을 승계받았다.
전북은 지난해 검찰 조사에서 2013년 스카우트 A씨가 심판에 돈을 건넨 것이 드러나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승점 9점 삭감과 벌금 1억원 징계를 받았다. 지난해 클래식 우승을 놓쳤지만 2위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했다. 챔피언스리그는 우승해 '디펜딩 챔피언' 자격이 됐다.
그러나 AFC에서 전북의 출전권 박탈 의견을 ECB에 전달했다. 심판 매수를 승부조작으로 인식했고 '승부조작은 AFC 주관 대회 1년 출전 정지' 규정을 적용해 박탈 의견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ECB는 전북의 소명 자료를 제출 받은 뒤 이날 심의를 했고 최종 출전권 박탈을 의결했다. 전북의 자격 박탈은 AFC가 최근 세운 기구인 ECB의 첫 결정 사례로 남게 됐다.
전북은 이번 결정을 예상하고 일찌감치 대응 준비를 마쳤다. 모기업 현대자동차그룹 법무팀의 자문을 받아 소명 자료를 제출했고 결정에 따라 대응책도 마련했다. CAS에서 ECB의 결정을 가리겠다는 의지다.
이날 AFC는 전북이 10일 이내에 결정 근거를 출전 관리 기구에 요청할 수 있고, 이를 근거로 10일 이내에 CAS에 항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북 관계자는 "1심 판결이 지난해 9월에 내려졌다. AFC가 빠른 판단을 했다면 좋았겠지만, 대회를 앞둔 시점에서 ECB를 통해 결정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CL 출전 여부와 관계없이 CAS에 항소해 금전적 손해 등을 따질 것이다. 당장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진행 중인 전지훈련 일정부터 꼬이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전북은 출전 정당성을 되찾기 위하여 국제 스포츠 중재 재판소(CAS)의 항소 절차를 밟기로 결정했다. 항소를 위해서는 이번 결정에 대한 근거를 설명하는 이유부결정문이 필요하다. 소명자료 제출시 함께 요청했던 전북은 ECB로부터 이유부결정문을 받지는 못했다.
전북은 지난 13일 두바이에서 훈련을 시작, 2월 6일에 끝낸 뒤 국내로 복귀해 목포에서 마무리 훈련으로 조별리그 1차전을 준비하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전지훈련 계획이 틀어지게 됐다.
조별리그에 직행하는 제주 유나이티드는 태국 치앙마이에서 25일까지 예정된 전지훈련을 치른 뒤 남은 훈련 일정을 새로 짠다는 계획이다. 이번 결정을 전혀 예상하지 않고 PO에만 맞춰 준비하고 있었다. 조성환 감독이 25일 예정된 키치(홍콩)-하노이T&T(베트남) 2차 PO 현장 관전을 위해 항공권까지 예매해 놓았기 때문에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제주 관계자는 "일단 대책을 다시 세워보려고 한다. 홍콩에서 관전 후 제주로 복귀하는 항공 일정을 만들어 놓았는데 상황이 어지럽게 됐다. 전력 분석도 다시 해야 할 것 같다"고 난감해 했다.
PO 진출권을 얻은 울산은 준비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김현희 울산 사무국장은 "AFC의 출전 공문을 받았다. 시간이 부족하지만 빠르게 준비하겠다. 2월 10일까지 예정됐던 스페인 무르시아 전지훈련도 설 연휴 전에 끝내고 돌아오기로 했다. 김광국 단장도 내주 스페인 방문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취소한다"고 밝혔다.
챔피언스리그 엔트리 등록 마감은 오는 23일까지다. 그러나 사안의 중대성과 촉박함을 고려해 27일까지 유예를 받았다. 약간의 여유가 생긴 울산은 아직 완료하지 않은 외국인 선수 영입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울산은 2월 7일 홈에서 PO를 치른다. 키치-하노이T&T 승자와 PO로 본선 진출 여부를 가린다. 승리하면 E조에 편성, 가시마 앤틀러스(일본), 무앙통 유나이티드(태국) 및 상하이 선화(중국)-브리즈번 로어(호주) 승자와 조별리그를 치른다.
김 국장은 "관중석 등 시설 보수는 끝났다. 다만 그라운드 상태가 아직 좋지 않은데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포장을 걷어내고 최대한 관리해서 경기를 치러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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