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주연이 있으면 조연도 있기 마련이다. 배구는 단체종목이다. 팀 공격을 이끄는 에이스 역할을 맡는 선수가 있다면 반대로 그 뒤를 받치는 선수도 필요하다.
남자프로배구 우리카드는 지난 11일 1위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3-0으로 이겼다.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고 팀내 가장 많은 37점을 올린 파다르(헝가리)가 주인공이라면 V리그 2년차 나경복은 조연으로 제몫을 다했다.
나경복은 현대캐피탈전에서 8점을 올렸다. 개인기록면에서는 파다르에 한참 모자라지만 공헌도에서는 밀리지 않았다.
그는 '조커'로 나름 역할을 다했다. 선발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로 경기를 시작하지 않았지만 최홍석을 대신해 그 자리에 나와 활력소 노릇을 했다. 나경복은 1세트 13-13 상황에서 교체 투입됐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최홍석이 경기 전날 팀 연습 때부터 몸이 좀 무거웠다"며 "컨디션이 좋지 않아 바로 교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이 꺼낸 교체 카드는 잘 들어맞았다. 나경복은 공격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지만 고비마다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3세트가 그랬다. 1, 2세트를 연달아 가져간 우리카드는 3세트 시작과 함께 상대 거센 반격에 주춤했다. 3-8까지 끌려가면서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 상황을 맞았다. 3세트를 내준다면 경기 주도권을 현대캐피탈 쪽으로 넘겨줄 수도 있었다.
이럴 때 나경복이 힘을 보탰다. 서브를 앞세워 상대 리시브를 흔들었고 우리카드는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점수를 따라잡고 역전까지 성공해 3세트도 가져가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 감독도 "나경복의 서브가 3세트에서 전환점이 됐다"고 했다.
교체 멤버로 주로 코트에 나서면 컨디션이나 경기 감각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나경복은 "크게 개의치는 않는다"고 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그 부분을 충분히 배려해주신다"며 "나도 역할을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에 부담은 덜 된다. (최)홍석이 형을 대신해 들어가는 것이라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홍석이 형도 그렇고 다른 형들이 격려를 해줘서 오히려 힘이 난다"고 웃었다.
나경복은 지난 시즌 신인왕을 차지했다. 그러나 그는 "후회가 더 많이 되는 첫 시즌"이라고 했다. 올 시즌은 조금 다르다. 나경복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몸상태도 더 좋고 볼도 잘 맞는 것 같다"고 했다.
3연승으로 내달린 우리카드는 상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오는 15일 안방에서 만나는 삼성화재와 맞대결에서 3-0 또는 3-1 승리를 거둔다면 마침내 승점 40을 달성한다. 선두 싸움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 나경복의 활약이 삼성화재전 뿐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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