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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터뷰]신태용①"넘치는 에너지로 새 역사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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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올림픽 8강 아쉬움 U-20 월드컵 통해 완벽하게 털어낸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2017년 한국 축구는 10년 만에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를 치른다. '난놈' 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U-20 월드컵에 나선다. 신 감독은 2016 리우 올림픽 8강을 이끈 뒤 A대표팀 코치로 복귀했다가 다시 한번 부담이 큰 U-20 대표팀의 수장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역대 최고 성적은 1983년 멕시코 대회 4강이다. 기본 8강 진출을 예고한 신 감독의 야심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 수 있을까. 신 감독의 대답은 "당연하지"였다.

꼭 1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이유로 신 감독과 기자는 다시 만났다. 1년 전 신 감독은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제주 서귀포에서 리우 올림픽 준비를 하고 있었다. 충분히 해낼 수 있다며 자신감을 가졌고 최종 성적은 8강이었다. 조금만 흥분을 덜 했다면 메달권 진입도 가능했기 때문에 아쉬움은 컸다.

1년 뒤 신 감독은 U-20 대표팀 옥석 고르기에 열을 올렸다. 35명을 서귀포로 불러 놓고 냉철하게 선수들을 바라봤다. 절반 가까이가 1월 중순 예정된 포르투갈 전지훈련에 합류하지 못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 정도 경험하는 지도자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지난해 12월 중순 훈련 막바지에 만난 신 감독은 흘러가는 시간을 잡고 싶어했다. 신 감독에게 처한 상황은 올림픽과는 다르다. 리우 올림픽 준비까지는 그나마 시간이 1년 넘게 있었지만 U-20 월드컵까지는 반년도 남지 않았다. 이 위험하고 어려운 승부처에서 U-20 대표팀을 맡은 이유는 무엇일까.

"재미있잖아요."

간단명료했다. 신 감독은 스스로 국내 지도자 중에서는 없는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에 자부심과 큰 소득을 느낀다고 했다. 사실 올림픽 대표팀 감독과 A대표팀 코치를 하고 프로팀에서는 성남 일화를 이끌고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하는 등 충분히 많은 경험을 했다. 그 때문에 A대표팀 코치를 내려놓는다면 그를 부를 프로팀도 많았다.

그런데 그의 선택은 U-20 대표팀이었다. 그는 "대한축구협회에서도 나를 필요로 했고 내가 알겠다고 했다. 재미있지 않은가. 진심이다. A대표팀 내에서 내가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불화가 있었다는 말들이 밖으로 돈 것으로 아는데 그런 일은 전혀 없었다"라고 말했다.

선수 육성에 나름대로 일가견이 있는 신 감독은 "이 선수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 윗대(올림픽 대표팀)와 비교해도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것이 흥미롭다. 말도 잘 듣지만 자신 스스로 무엇인가를 만들어서 보여주는 것을 보니 참 신기하다. 아마 이런 경험을 하는 지도자는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러니 내 지도자 인생에도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니 내가 성적을 낸다면 내 지도력이 올라가겠지만 반대의 상황이면 또 내려가지 않을까 싶다"라며 주변의 걱정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짧은 시간 선수 파악에 애를 먹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나마 전임 지도자가 기본 틀을 만들어 놓았다는 점은 감사한 일이다. 그는 "안익수 감독님의 지도력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서로의 성향 차이가 있을 뿐이다. 기본 옷을 입은 상황에서 내 스타일을 선수들에게 이식해서 대회를 치를 준비만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 대학교수는 신 감독에게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 힘든 일을 스스로 계속 만든다고 하더라. 에너지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신 감독은 에너지가 넘치는 모양이다. 힘든 고난의 길을 스스로 택하는 것을 보니 몸에 에너지가 정말 많은 것 같다"라며 도전하는 자신의 자세와 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스스로 해결 능력 보여주려는 것 보니 대견해"

물론 신 감독의 상황은 특수하다. 국내에서 치르는 FIFA 주관 대회니 해당 연령대의 선수 성장도 중요하지만, 성적을 잡는 것도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연령별 대회의 성적에 목을 매는 한국적인 풍토가 많이 완화됐다고는 하지만 신 감독을 급히 호출하는 축구협회의 선택을 보면 꼭 그렇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해외 유수의 축구 명문 국가들은 백발의 노신사가 U-17, U-20 팀들을 몇십년씩 지도하며 월드컵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

신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 역시 은퇴 후 호주에서 신태용 축구 교실을 운영하는 등 어린 선수 육성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우리와 비교해 유소년 지도 체제가 선진화된 국가들은 유소년 분야만 가르치는 전문 지도자들이 많다. 괜찮으면 그들은 계속 지도자를 지원해준다. 반대로 우리는 특정 대회 성적에 따라 모든 것이 갈린다. 지도자도 가라앉아 버린다. 참 아쉬운 풍토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어쨌든 U-20 연령대 선수들을 바라보며 흥미가 생겼다는 신 감독은 "아이들이 착하다. 스스로 틀 안에 박혀 있다고 생각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나는 틀 밖으로 꺼내서 플레이를 하는 것을 유도한다. 그래서 선수들도 재미를 느끼는 모양이다"라고 칭찬을 쏟아냈다.

신 감독의 생각은 U-20 대표팀 훈련을 당일치기로 서귀포까지 내려와 관전했던 차범근 U-20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의 생각과도 비슷하다. 차 부위원장은 "이 연령대 선수는 경험이 참 중요하다. 하루가 지나면 다르고 한 달이 지나면 또 다르다. 연습 경기 한 번이 정말 소중하다. 아마 6개월이 지나면 또 달라져 있을 것이다"라며 지도자의 말 한마디와 훈련 방법, 연습 경기에 따라 성장하는 선수들이 U-20 월드컵에서 신 감독과 함께 큰일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걱정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신 감독은 "다만, 자기 포지션에서 하는 특징적인 플레이가 나와야 하는데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 할 것 없이 모두 똑같은 축구를 하고 있다. 열심히 하고 받아들이려는 것은 좋은데 그런 부분이 안타깝다. 자기 포지션에서 해야 하는 축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이 연령대는 정말 민감한 세대 아닌가. 이 시기를 얼마나 잘 잡느냐에 따라 성장 여부가 결정된다"라며 특징 없는 플레이로 인해 팀으로 묶어야 하는 고민이 있음을 토로했다.

그래서 내부 경쟁을 일부러 유도한다. 신 감독은 "어차피 선수들 마음속에서는 내가 좀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 아닌가. 이 연령대를 지나면 U-23 대표팀으로 올림픽도 가고 싶을 것이고 나중에 A대표도 하고 싶어 할 것 아닌가. 감독이 주문과 지시를 하면 하려는 의지가 보인다. 감독으로 막 누르는 것이 아닌 스스로들 해결하기를 바라고 있다"라며 열린 자세로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이 가장 큰 관심은 바르셀로나 3인방 백승호(20), 이승우(19), 장결희(19)를 어떻게 녹여 내느냐에 있다. 이들은 '당연히' U-20 월드컵에 뛸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②편에서 계속…>

조이뉴스24 서귀포=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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