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아! 올해도 살아남았습니다."
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최종전을 1-0으로 이기며 극적으로 K리그 클래식 잔류한 성공한 뒤 인천 유나이티드 프런트의 한 관계자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잔류냐 강등이냐를 놓고 피 말리는 싸움을 벌였고 마지막에 웃었기 때문이다.
인천은 올해 내우외환에 시달리며 어럽게 시즌을 운영해왔다. 전지훈련비 부정 사용과 팀을 떠난 선수의 체불임금 소송, 재정 악화 등 악재들이 계속 쏟아졌다. 지난 8월 말에는 김도훈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중도 사임했다. 선수단 분위기가 좋아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선수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이기형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은 뒤 팀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이 대행 체제로 10경기에서 5승 4무 1패의 호성적을 거두며 강등권을 탈출, 최종 10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기형 대행은 선수들의 기량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모두 동일선상에 놓고 현재 누가 최고의 컨디션인지 살피며 선발진을 짰다. 이 과정에서 베트남 국가대표로 성장한 르엉 쑤언 쯔엉이 선발로 나서 꽤 괜찮은 기량을 선보이는 등 누구나 기량만 갖추면 뛸 수 있다는 의식을 심어줬다. 젊은피들이 특히 희망을 품으며 출전 기회를 기다리며 그라운드에서 역량을 쏟아부은 것이 큰 소득이었다.
인천 구단 사무국에는 인천 창단의 주역 중 한 명이었던 김석현 단장이 다시 돌아왔다. 김 단장은 인천의 사정을 잘 아는 인사다. 선수단에게 클래식 생존이 곧 구단의 후원사 유치와 직결된다며 문제의식을 깨우쳐줬다.
수원FC와 최종전에서 인천은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앞선 37라운드 수원 삼성전에서 2-3으로 졌는데 첫 실점 장면이 문제였다. 요니치의 자책골로 기록됐는데 알고 보니 오심이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인천의 강한 항의에 비디오 판독을 한 뒤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했다.
이 경기는 선수단을 똘똘 뭉치게 하는 계기가 됐다. 한 프런트는 "모두가 화가 나 있었다. 오심으로 중요한 승점을 잃었기 때문이다. 이 대행은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았지만 선수들 스스로 마지막 경기를 이길 수 있다고 다짐했다. 반드시 이겨서 인천의 저력을 보여주자는 분위기였다. 결국, 해냈다"라고 말했다.
클래식에 살아남은 인천이지만 과제는 여전히 많다. 인천시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팀 개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재정난 극복이 가장 우선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과거 자체 사업을 시도하려 했지만, 이런저런 제약 조건으로 무산됐다. 구단이 돈 걱정을 하지 않을 묘수 마련이 시급하다.
전력 보강 역시 중요한 문제 중 하나다. 인천은 올해 특급 조커 송시우를 발굴했고 김도혁이 미드필더의 핵으로 자리 잡았다. 조병국과 김태수 등 노장들도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요니치와 케빈은 공수에서 자기 역할을 충분히 했지만 긴 리그 일정에서는 버티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김도혁이나 요니치는 타 구단에서도 관심을 두고 있다. 선수 유출을 막느냐, 아니면 시도민구단의 생존법인 선수를 팔고 새 선수를 데려와 육성하느냐를 놓고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한 인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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