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가을야구'를 마치자마자 넥센 히어로즈가 분주해졌다. 넥센은 지난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4-5로 졌다.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밀린 넥센은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그런데 이날 경기 직후 염경엽 넥센 감독이 갑작스럽게 자진 사퇴를 선언했다.
넥센 구단은 염 감독의 사의 표명이 있은 뒤 "아직 후임 감독 선임에 대해서 정해진 바는 없다"며 "염 감독 사퇴와 관련한 공식 입장은 내일(18일) 중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어쨌든 염 감독이 팀을 떠나기로 결정한 마당이어서 넥센으로서는 후임 감독 선임 문제가 당장 급해졌다. 또한 감독이 바뀜에 따라 기존 코칭스태프 개편도 피할 수 없게 됐다.
'가을야구' 일정을 마쳤지만 숨을 고를 틈도 없이 내년 시즌 준비를 위해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선수단 마무리 훈련 등 오프시즌 일정 준비도 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선수단을 이끌 '수장' 자리를 오래 비워두는 건 시간 낭비다.
넥센 구단은 4년 전 파격적인 결정을 한 바 있다. 2012시즌 후반 김시진 전 감독(현 KBO 경기위원)이 사임한 뒤 김성갑 수석코치(현 SK 와이번스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시즌 남은 일정을 마쳤다.
후임 감독 후보군에는 여러명이 하마평에 올랐는데 넥센은 당시 염경엽 주루 및 작전코치를 차기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넥센 구단은 이로부터 4년이 지난 뒤 염 감독의 사퇴로 다시 한 번 비슷한 상황을 맞은 셈이다.
이번에도 4년 전과 같은 선택을 할 수 있다. 현 코칭스태프를 포함한 구단 내부 인물이 염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퓨처스(2군) 코칭스태프의 감독 승격도 고려할 수 있다.
외부인사 영입 쪽으로 가닥을 잡는다면 새 사령탑 선임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그러나 이장석 구단 사장의 스타일상 시간을 길게 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넥센은 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약체 이미지를 벗고 4시즌 연속으로 '가을야구'에 나서며 강팀으로 발전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최하위 후보로도 꼽혔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유한준(kt 위즈) 손승락(롯데 자이언츠) 등 핵심 전력이 모두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염 감독과 선수들은 그런 예상을 뒤엎고 정규리그에서 선전하며 3위를 차지했다. 이제 다음 시즌부터는 염 감독이 없는 새로운 체제로 나서야 하는 넥센 히어로즈다. 새 사령탑 선임 문제와 함께 오프시즌 넥센의 행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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