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솔직히 경기 내용이 재미있는 것은 아닌데 결과는 확실히 가져와요."
7일 부천종합운동장.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2부리그) 33라운드 부천FC 1995-부산 아이파크의 경기를 관전하러 온 클래식 모 구단 관계자는 올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시민구단 부천을 두고 묘한 반응을 보였다.
부천은 이날 경기 전까지 승점 49점으로 안산 무궁화에 이어 리그 2위를 달리고 있었다. 예상 밖의 성적이지만 챌린지를 자주 본 축구인들은 "당연한 결과"라며 엄지 손가락을 들어 올리고 있다.
이 관계자는 "역습 하나는 기막히게 잘 한다. 골을 넣은 뒤에는 수비 전형도 잘 갖춘다. 위험하면 볼을 잘 걷어내며 사전에 위기를 차단한다"라고 말했다. 이런 스타일 때문인지 부천은 이날 부산전 전까지 최소 실점 1위(22점)를 달렸다.
부산 최영준 감독은 "시즌 미디어데이에서 내가 부천을 상위권 후보로 꼽았다. 뼈대가 있고 상당히 조직력도 좋은 팀이다. 쉽게 보면 안되는 팀이라는 것이 최근 경기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라고 경계했다.
최 감독의 말을 두고 부천 송선호 감독은 "그저 열심히 할 뿐이다. 우리 선수들이 동계 훈련에서 죽을 힘을 다해 훈련을 소화했기 때문에 최근의 결과가 나온다고 본다. 피눈물을 흘린 것에 대한 보답을 받고 있다고 본다"라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양 감독의 말대로 부천은 한국 축구대표팀이 참고삼아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빠르고 정확한 역습 축구를 구사했다. 전반 7분 진창수의 골 장면이 대표적이었다. 전방에서 압박을 하며 부산의 수비 실수를 노렸고 진창수가 볼을 가로채 순식간에 페널티지역 안까지 들어가 골망을 흔들었다.
부산은 플랫3에 기반을 두고 측면을 활용하는 공격을 시도했지만 부천의 수비를 쉽게 뚫지 못했다. 바로 전날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차전 시리아전에서 0-0으로 비긴 한국 대표팀의 공격을 보는 것 같았다.
반대로 부천의 집중력은 대단했다. 송선호 감독은 빠른 선수 교체로 부산의 공세를 차단하는 전략적인 경기운영을 했다. 부산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추구하는 직선적인 축구를 시도했지만 부천의 수비를 허물지는 못했다.
오히려 부천이 치밀한 역습으로 골과 가까운 장면만 세 차례나 더 만들어냈다. 골은 안됐지만 전반 14분 루키안이 역습에서 시도한 슈팅이 왼쪽 포스트에 맞고 나오는 등 놀라운 장면을 연출했다. 상대의 수비를 뚫으려면 정확하고 빠른 공격이 필요하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준 부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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