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한국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1~2차전에서 중국에 3-2 승, 시리아에 0-0 무승부를 거두며 1승 1무(승점 4점)를 기록했다. 2차전까지 결과 우즈베키스탄(2승, 6점), 이란(1승 1무, 4점)에 이어 조 3위에 자리했다. 이란에는 골득실(이란 +2, 한국 +1)에서 밀렸다.
2015 아시안컵 준우승에 이어 월드컵 2차 예선을 무패, 무실점으로 통과하며 '갓틸리케'라 찬양받던 슈틸리케 감독도 최종예선에서는 냉엄한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갈수록 대중적인 관심이 더 커지는 상황에서 결정을 내리는 사안마다 시비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표팀을 20인 엔트리로 구성해 나선 것이 그렇다. 23명을 뽑을 수 있음에도 경기에 뛰지 못하는 선수가 많이 나올 수 있다는 명분을 앞세워 적게 선발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시리아전에서는 2장의 교체 카드만 사용하는 등 효율적인 경기 운영과는 거리가 멀었다.
물론 슈틸리케 감독도 할 말은 있다. 시리아전의 경우 홈팀 시리아의 내전으로 인해 제3국 경기가 결정됐고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마카오를 거쳐 말레이시아 세렘반으로 경기 장소가 계속 바뀌어 최종 결정이 난 것이 1주일밖에 되지 않았다. 장소가 바뀔 때마다 전혀 다른 환경을 준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일관성 있게 시리아전에 대비하기 힘든 측면이 있었다.
2차 예선까지 적절하게 활용했던 왼쪽 측면 수비 역시 김진수(호펜하임), 박주호(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소속팀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바람에 슈틸리케 감독이 견지해온 선수 선발 원칙인 '소속팀에서의 꾸준한 출전'에서 어긋났다. 윤석영은 팀을 찾지 못하고 방황 중이다. 애로점이 분명 있었다.
선수 선발 과정도 리우 올림픽과 엮였다. 올림픽에 나섰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대표적이었다. 대표 차출 전부터 토트넘과는 1차전 중국전만 뛰고 복귀시키기로 했다. 한국이 올림픽 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손흥민은 볼프스부르크(독일) 이적이 무산됐다. 손흥민은 시리아전을 뛰기 위해 토트넘을 설득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석현준(트라브존스포르)은 FC포르투(포르투갈)에서 터키 수페르리그로 임대되는 등 개인 환경에 변화가 있었다. 그 역시 올림픽 출전으로 새 팀 적응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 사실이고 시리아전 장소가 계속 달라지면서 이동상의 문제가 겹쳐 이번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다만, 손흥민이 소속팀으로 돌아간 뒤 황의조(성남FC)를 급하게 대체 발탁해 놓고 기용하지 않은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황의조의 컨디션이 어느 정도인지 알기 어렵지만, 시리아전에 활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아했던 것도 사실이다.
박문성 서울방송(SBS) 해설위원은 "이번에는 (올림픽과의 연계로) 선수 구성의 경우 특수하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 (소속팀 적응에 대한 배려 등) 이런 식의 선수 구성은 없으리라 본다. 계속해서 배려할 것이 있나"라며 정상적인 23명 선발로 남은 최종예선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수비 쪽에서는 선수 구성에 변화가 있을 것 같다. 공격은 큰 변화 없이 현 멤버에서 경쟁하지 않을까 싶다. 수비수 수급이 급선무고 예측 가능한 상대의 뻔한 상황에 대비한 전술적인 카드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10월에는 카타르(홈), 이란(원정)전이 기다리고 있다. 승점 6점을 올리는 것이 최선이지만 최소 4점 이상을 확보해 조 1, 2위 싸움을 이어가야 한다. 활용 가능한 선수로 꽉 차게 엔트리를 구성할 필요성이 대두된 슈틸리케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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