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kt 위즈 구단이 그라운드 밖 문제로 다시 한 번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kt는 지난 13일 김상현(내야수)에게 임의탈퇴 징계를 결정했다. 김상현은 지난달 16일 전북 익산시 주택가 인근 자신의 차 안에서 음란행위를 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공연음란죄 혐의가 적용됐고 지난 4일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해당 사건은 12일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kt 구단은 하루 만에 조치를 내린 것이다.
kt는 김상현에 앞서 소속 선수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바람에 징계를 받은 일이 있다.
지난해 5월 롯데 자이언츠와 트레이드를 통해 팀에 합류한 장성우(포수)는 전 여자친구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 외부로 유출돼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마무리에서 올 시즌 선발진에 합류해 힘을 보태고 있는 장시환(투수)도 SNS가 문제가 됐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오정복(외야수)의 음주운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각 해당 사건의 경중을 떠나 이쯤 되면 선수단 관리를 맡는 kt 구단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김상현의 경우 구단 입장에서 보면 억울한 부분도 있다. 해당 선수가 자신이 처한 상황을 미리 보고하지 않고 숨겼기 때문에 사태 파악이 늦었다.
문제는 '보고 이후'다. 김상현은 당일(12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홈경기 선발라인업에 포함됐다. kt 구단 측은 "언론 보도가 나온 뒤 당일 오후 4시 30분 경 김상현이 구단에 이를 알려 해당 사건을 인지했다"고 했다.
경기 개시 시각까지 두 시간이 남아있을 때였다. 그럼에도 그가 선발출전명단에 포함된 이유는 '코칭스태프가 해당 사실을 경기 시작 후 전달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원정도 아닌 홈경기였다. 구단 실무진과 현장 사이에 엇박자가 제대로 난 셈이다. 구단 측에서는 경황이 없었겠지만 이를 바로 코칭스태프를 포함한 현장 실무진에 알렸어야 했다.
해당 사건은 일어난 지 거의 한 달이 지난 다음 외부로 알려졌다. 구단에선 그 기간 동안 선수의 신변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몰랐다고 한다. 물론 구단이 수십명에 달하는 소속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모두 확인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선수단 관리 소흘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kt는 김상현 사건이 터진 뒤 '재발방지'를 반복해서 말했다. 앞서 장성우, 장시환, 오정복 때도 그랬다. 그 때마다 "선수들이 야구장과 사회생활에서 프로야구 선수로서 책임감을 다할 수 있도록 교육 및 상담 등 제반 조치를 강화하겠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재발 방지 대책 중 하나인 선수단 대상 교육이 대표적이다. 월 1회 실시하기로 했지만 시즌 개막 후 정규시즌 일정에 들어가다보니 시간을 잡기 힘들어졌다는 이유로 '분기(3달)별 한 번'으로 슬그머니 바뀌었다. 사실상 유야무야됐다는 얘기다.
구단 측은 이번 사건을 통해 다시 한 번 선수단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재발방지'라는 말 뿐 아닌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팀내 소통 문제도 대폭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상현은 현재 짐을 싸서 팀을 떠났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구단 측으로부터 경위서를 받은 뒤 상벌위원회를 소집해 김상현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임의탈퇴 처리된 그는 최소 1년 동안 경기에 나갈 수 없다. 구단의 허가 없이 그라운드에 복귀할 수 있는 길은 막혔다. 방출은 아니지만 구단 동의 없이 다른팀과 계약 할 수 없다. 임의탈퇴 기간 중에는 연봉도 받을 수 없다.
김상현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4년 총액 17억원에 kt와 재계약했다. 올해 연봉은 2억원이다. 명성은 한 순간에 땅 밑으로 파묻혔고, 모두에게 오랫동안 큰 상처로 남게 됐다. 순간의 일탈이라기엔 너무도 엽기적인(?) 행위였다. 선수 본인은 물론 관리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구단 또한 상당 기간 고개를 들 수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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