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또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 유독 연승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거둔 뒤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기회를 잡고도 이를 잘 살리지 못하고 다시 하락세를 탄 적이 많았다.
기회를 번번이 놓친 셈이다. 롯데는 지난 주말 한화 이글스와 3연전에서 2승 1패를 기록해, 오랜만에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28일 안방인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에서는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선발 등판한 노경은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윤길현에 이어 마무리 손승락이 9회초 마운드에 올랐을 때 4-1로 앞서고 있었다. 거기까지는 모든 게 잘 풀리는 것 같았다. 그런데 믿었던 마무리 손승락이 9회초 3실점했다.
거짓말처럼 4-4 동점이 됐다. 롯데는 코너에 몰렸지만 다시 한 번 믿을 수 없는 장면이 나왔다. 이번에는 롯데쪽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상황이 연출됐다. 연장 10회말 문규현이 끝내기 3점포를 쏘아올렸다.
다잡은 승리를 놓칠 뻔한 롯데는 짜릿한 끝내기 승리로 분위기 반전에 극적으로 성공한 것이다. 삼성 입장에선 힘이 더 빠질 수 있는 상황을 맞았다. 롯데는 29일 삼성전에서 이런 상승세를 이어가야 한다.
팀내 1선발이자 이날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조쉬 린드블럼의 어깨가 무겁다.
린드블럼은 지난해와 같은 위력을 올 시즌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29일 등판에 앞서 5승 8패 평균자책점 6.27로 부진하다. 이번 달 들어서도 투구내용이 나아지지 않았다. 최근 4차례 선발등판에서는 승리 없이 3패만 당했다.
그래도 린드블럼이 인정을 받고 있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데다 이닝 소화 능력은 검증됐다. 지난 11일 열린 두산 베어스전 4,1이닝 투구를 제외하고 기본적으로 5이닝 이상은 책임지고 있다.
린드블럼 개인적으로도 필요한 건 분위기 반전이다. 최근 부진한 내용에서 벗어나 예전 모습을 회복한다면 롯데에게도 희소식이다. 29일 삼성전에서 승리를 거둘 경우 2연속 위닝시리즈를 확보한다.
롯데는 이번 주말 3연전을 이동 없이 홈 사직에서 kt 위즈를 만난다. 삼성전에서 좋은 흐름을 유지한다면 이번주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중위권 순위경쟁에 다시 뛰어들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여러모로 린드블럼의 투구 내용과 경기 결과가 중요한 삼성과의 일전이다.
삼성은 급하게 됐다. 두 외국인투수의 복귀 시점은 여전히 미정이다. 부상 선수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등 이래저래 힘든 상황이다. 31승 42패로 7위 롯데(33승 39패)와 승차는 2.5경기 차까지 벌어졌고 최하위 한화에는 반경기 차로 쫓기고 있다. 더이상 떨어진다면 중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 힘이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다.
린드블럼을 상대로 선발 맞불을 놓는 주인공은 김기태다. 류중일 삼성 감독도 "최근 팀 마운드에서 가장 믿음을 주는 투수"라고 할 정도다. 김기태는 지난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원정경기 때도 선발등판해 5.1이닝 무실점 호투를 선보이며 승리투수가 됐다. 삼성은 당시 4연패를 마감했다.
연승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롯데와 이를 막고 반전을 꾀하려는 삼성. 두 팀 모두 여유가 많지 않다. 어떻게 하든 상대를 넘어야 한다. 선발투수의 책임과 활약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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