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설욕이냐 연승이냐.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가 흥미로운 맞대결을 펼친다. 무서운 상승세의 한화가 LG에게 당했던 연패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올 시즌 한화와 LG는 4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LG의 전승. 따지고보면 한화가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가장 큰 이유는 LG와의 경기를 잘 풀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화는 개막전에서 LG를 만나 시즌 출발이 꼬여버렸다. 2경기 연속 연장 끝내기 패배를 당한 것. 개막전에서 4-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4-5로 패했고, 이튿날 다시 7-5로 앞서다 9회말 동점을 허용한 뒤 끝내기 역전패의 고배를 마셨다.
이틀 연속 연장 끝내기 패배. 그것도 2경기 합산 약 10시간이 걸렸을 정도로 혈투를 벌인 끝에 당한 패배라 후유증이 컸다. 개막 2연전부터 불펜을 크게 소모한 것은 한화의 초반 레이스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4월15일부터 시작된 두 번째 대결. 앞서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을 싹쓸이패 당했던 한화는 15일 LG에게 2-18로 참패를 당했다. 16일 우천으로 하루 휴식을 취한 뒤 열린 17일 경기에서도 초반부터 끌려다니며 4-6으로 졌다. LG에게 결정타를 허용하며 긴 연패에 빠진 한화는 점차 최하위 자리가 익숙해져갔다.
이후 악화일로를 걷던 한화는 승패 마진 '-20'을 바닥으로 5월 말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5연승을 달린 뒤 1패, 그리고 다시 6연승을 달렸다. 9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실책과 타선의 집중력 부족으로 1-12로 패배, 6연승이 마감됐지만 최근 한화의 기세는 무섭다.
LG도 최근 기세가 나쁘지 않다. 최근 10경기 성적 5승1무4패로 선전 중이다. 지난 삼성 라이온즈와의 3연전에서 2승1패 위닝시리즈를 챙기며 분위기를 탔다. 특히 대량득점하며 12-6, 10-4 승리로 2연승, 타선이 살아난 모양새다.
선발투수 싸움이 관건이다. 한화의 선발 투수들이 얼마나 버텨주느냐가 승부를 좌우할 전망이다. 앞선 4차례 맞대결에서 한화 선발 투수들은 한 번도 4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송은범 3이닝 3실점, 김재영 1.2이닝 3실점, 마에스트리 3이닝 9실점(7자책), 송은범 3.1이닝 3실점이 한화의 LG전 선발 성적이다.
이번 3연전 첫 날인 10일 경기에 한화는 다시 한 번 송은범 선발 카드를 꺼내들었다. 원래는 로저스가 등판할 차례이지만, 로저스는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결국 송은범을 하루 일찍 당겨 쓰게 됐다. 양상문 LG 감독도 예상했던 대목이다. LG는 우규민이 선발 등판한다.
우규민은 최근 부진하다. 완봉승 이후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하지 못하고 있다. 2군에 다녀온 뒤 첫 등판이던 4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5.2이닝 4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한참 좋을 때의 구위는 아니었다.
LG는 예정된 선발 로테이션이 가동된다. 우규민에 이어 이준형과 코프랜드가 선발로 나선다. LG의 선발진과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는 한화 타선의 대결도 중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한화는 11일 선발이 아직 베일에 싸여있다. 12일에는 윤규진이 등판할 차례. 등판 가능성이 점쳐졌던 마에스트리는 9일 퓨처스리그 삼성과의 경기에서 5이닝(3실점 승리)을 소화했기 때문에 이번 LG전 등판은 어려운 상황이다.
실책도 변수다. 한화는 앞선 LG와의 4경기에서 총 7개의 실책을 범했다. 실점, 패배로 이어진 결정적 실책이 많았다. 9일 KIA전에서도 실책이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수비의 안정감이 필요하다. 반대로 LG는 한화 수비의 빈틈을 파고들어야 한다.
4위 LG는 3위 넥센 히어로즈를 반경기 차로 쫓고 있다. 한화는 아직 최하위에 머물고 있지만 9위 kt와 승차가 1경기에 불과해 탈꼴찌가 눈앞이다. LG와 한화의 승차도 5.5경기에 불과하다. 이번 3연전을 통해 중위권의 혼돈이 격화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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