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가 유격수 자리로 고민이 깊다. '부동의 주전' 오지환(26)이 끝모를 타격 부진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오지환은 지난 2010년부터 LG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지켜온 선수다. 올 시즌 역시 스프링캠프 기간 중 무릎 부상을 당하며 개막 엔트리에 들지는 못했지만, 4월 중순 복귀한 이후 주전으로 뛰고 있다.
오지환의 장점은 넓은 수비 범위와 강력한 어깨. 안타성 타구를 곧잘 아웃으로 둔갑시켜 상대 공격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다. 타격 또한 발이 빠르고 일발 장타력을 갖추고 있어 쓰임새가 많다.
그러나 올 시즌은 타격이 도통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있다. 6일 현재 오지환의 타율은 1할8푼3리. 3홈런에 17타점을 기록 중이지만 2할에도 미치지 못하는 오지환의 타율은 LG에겐 고민거리다.
최근 타격 부진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9푼4리(32타수 3안타)에 그친다. 지난달 29일 두산전에서 3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한 이후 4경기 연속 무안타 침묵이다.
그러자 LG 벤치는 지난 4일 kt전부터 강승호(22)를 선발 유격수로 투입하며 오지환에게 휴식을 부여하고 있다. 강승호는 4일 경기에서 4타수 2안타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오지환의 공백을 메웠지만, 5일 kt전에서는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보통 부진이 계속되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거나 2군으로 내려보내 컨디션을 찾게 한다. 그러나 LG는 오지환을 꾸준히 주전으로 기용했다. 오지환의 수비력 때문이다. 타격은 부진하지만, 지난해부터 일취월장한 수비력은 대체불가 수준이다. 강승호의 수비도 나쁘지는 않은 편. 그러나 경험 등 여러 면에서 오지환을 넘기 힘들다.
사실 강승호의 출전 기회를 늘려가는 것이 LG로서는 바람직한 선택지다. 올 시즌을 끝으로 오지환의 군입대가 예정돼 있기 때문. 오지환이 떠나 있는 2년 동안 LG의 유격수 자리는 강승호가 지켜야 한다. 따라서 올 시즌 많은 경험을 쌓는 것도 필요하다. 201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G의 1라운드 지명을 받은 강승호는 올 시즌 1군 무대를 처음 경험하는 선수다.
당분간 강승호의 출전 기회는 예전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강승호가 얼마나 기량을 펼치느냐, 특히 타격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강승호 역시 타격이 부진하다면 굳이 오지환을 벤치에 앉혀둘 이유가 없다.
데뷔 초기 오지환은 수비보다는 공격에서 장점을 보여줬던 선수다. 그러나 최근 오지환의 모습은 '수비형 유격수'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시즌 전 부상과 군입대를 앞둔 부담감 등으로 타격 부진에 빠진 오지환. 그런 오지환을 LG가 어떤 식으로 활용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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