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KIA 타이거즈의 3연패를 끊은 원동력은 기습번트 2개였다. 6회초 나온 상대의 허를 찌르는 번트안타 2개가 호투하던 LG 트윈스 선발 코프랜드를 크게 흔들었고, 결과적으로 승부를 가른 주요인이었다.
1일 잠실 LG전. KIA 타이거즈는 5회까지 코프랜드 공략에 크게 애를 먹었다. 3회 강한울의 내야땅볼로 1점을 얻었지만 5회까지 코프랜드의 떨어지는 싱커를 공략하는데 곤란을 겪었다. 3연패 후 필승의 의지로 나선 전날 경기에선 5시간12분 접전 끝 연장 12회 무승부.
이날 반드시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인지 KIA 타선은 경기 중반까지 코프랜드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5회까지 안타 2개를 기록하는데 그치면서 코칭스태프의 속을 태웠다. 오히려 줄기차게 땅볼만 양산하는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5회까지 아웃카운트 15개 가운데 무려 10개를 땅볼로 기록했다. 외야로 시원하게 뻗어가는 타구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선발 헥터의 호투 덕분에 1-0 살얼음판 같은 리드를 잡았을 뿐이다.
그런데 6회들어 아무도 절묘한 상황이 벌어졌다. 선두 강한울이 LG 3루수 히메네스 앞으로 굴러가는 기습번트 안타로 찬스를 만들었다. 후속타자인 3번 김주찬 또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기습번트를 시도했고, 간발의 차이로 1루에서 살았다. '핫코너'에서 정상 타격에 대비하던 히메네스의 허를 절묘하게 찔렀다.
땅볼에 머리를 쥐어뜯던 KIA가 '의도적인' 내야 땅볼 안타 2개로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 후속 나지완은 갑자기 흔들린 코프랜드로부터 볼넷을 골랐다. 무사 만루. 이미 분위기는 KIA 쪽으로 넘어간 상태였다.
다음 타자 필은 좌전 적시타를 쳐내면서 주자 2명을 불러들였고, 후속 이범호 마저 1타점 좌전안타로 기세를 크게 올렸다. 6회에만 KIA가 얻은 점수는 3점. 스코어는 6회가 끝나자 4-0으로 벌어졌고, 헥터의 계속된 역투에 힘을 받은 KIA는 결국 5-1 짜릿한 승리의 기쁨을 한껏 누렸다.
5회까지만 해도 결과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경기 양상이었다. 경기 끝까지 투수전으로 전개될 듯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좀처럼 터지지 않는 KIA 타선의 답답한 활로를 6회 강한울과 김주찬이 절묘하게 뚫으면서 KIA 덕아웃으로선 가슴 후련한 결과를 받아들 수 있었다. 속출하는 땅볼 고민을 땅볼로 응수해 화끈하게 풀어낸 KIA의 전략의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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