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캡틴' 류제국(33)이 KBO리그 데뷔 후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승리투수가 되는데는 실패했지만, 그보다 더 값진 것을 얻은 경기였다.
류제국은 19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2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8이닝 투구는 지난 2012년 데뷔 이후 류제국의 최다 이닝 기록.
완벽한 투구를 선보인 류제국이지만 시즌 3승 달성에는 실패했다. 타선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했기 때문. 류제국이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LG는 한 점도 뽑지 못했고, 류제국은 0-0으로 맞선 9회말 마운드를 신승현에게 넘겼다.
그러나 류제국의 투구는 헛되지 않았다. LG가 연장 10회초 정성훈과 채은성의 2타점 적시타로 4-0의 승리를 거뒀기 때문. 주장으로서 팀 승리만큼 중요한 것은 없었다.
특히 이날 승리로 LG는 무려 586일만의 5연승을 달렸다. LG의 마지막 5연승은 지난 2014년 10월5일 잠실 넥센전부터 10월11일 잠실 두산전에 걸쳐 기록된 바 있다. 3연전 싹쓸이 역시 지난해 6월2일부터 6월4일까지 NC를 상대로 기록한 이후 350일만이다.
무엇보다 이번 5연승의 출발점이 류제국이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류제국은 지난 13일 잠실 SK전에 선발 등판해 6.2이닝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되며 팀의 2-1 한 점 차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LG는 SK와 kt를 상대로 연이어 승수를 쌓으며 연승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4연승을 기록 중이던 이날, 다시 한 번 류제국이 마운드에 올라 연장 승부 끝에 승리했다. 류제국의 완벽한 투구가 아니었다면 이어갈 수 없는 5연승이었다.
지난 13일 SK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류제국은 "내가 못 던져서 패하고 나면 계속 나 때문에 팀이 지는 것 같아 괴로웠다"며 그동안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나 이후 5연승의 시작과 완성이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졌다. 승리투수를 놓친 것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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