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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6연패 한화, 희비 엇갈린 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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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규 두 차례 호수비, 강경학 실책은 패배 빌미 돼

[류한준기자] 한화 이글스에게는 너무나 뼈아픈 패배였다. 1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 경기에서 한화는 8회초까지 3-1로 앞섰다. 연패를 끊을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한화는 롯데에 8, 9회 1점씩 내줘 동점 추격을 당했고 연장 10회말 강민호에게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면서 3-4로 졌다.

이날 경기장에 나타난 한화 선수들은 평소와는 조금 달랐다. 머리모양이 그랬다. 베테랑 타자이자 팀의 프랜차이즈 플레이어인 김태균을 포함해 거의 모든 선수들이 머리를 짧게 자르고 그라운드로 나섰다.

한화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우승후보로까지 꼽혔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큰손 역할을 했다. 아낌 없는 투자로 정우람을 데려와 불펜 전력을 보강했고 심수창도 영입했다.

지난해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단숨에 팀 에이스로 자리잡은 에스밀 로저스와 높은 몸값에 재계약했다. 새 외국인타자도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윌린 로사리오를 영입했다. FA 시장에서만 191억원을 썼고 로저스와 로사리오 둘의 몸값도 38억원이나 된다.

그런데 한화는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힘을 못쓰고 있다. 19일 경기 전까지 2승 11패로 KBO리그 순위표 가장 아래에 머물고 있다. 지난 10일 NC 다이노스전 2-1 승리 이후 내리 5연패를 당했다. 선수들의 짧은 머리는 어떻게 하든 연패를 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롯데와 주중 3연전 첫 경기를 앞두고 한화 팀 분위기는 여전히 어수선했다. 구단이 젊은 투수와 내야수를 내주는 트레이드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경기 전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지 않았다. 김 감독은 그 대신 불펜 투수들의 투구를 직접 지켜봤다.

김 감독이 직접 트레이드에 대해 언급한 건 아니지만 구단 홍보팀을 통해 "트레이드 추진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여기에 경기 직전 선발투수를 두고도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어플리케이션과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는 심수창이 아닌 윤규진이 한화 선발투수로 올라갔기 때문이다. 구단 홍보팀은 다시 한 번 바쁘게 움직였다. '선발투수 변경은 없다'는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KBO 앱과 네이버에 다른 선수의 이름이 올라간 이유는 기술적 오류 문제로 알려졌다.

작정하고 나선 한화는 이날 롯데와 경기를 잘 치렀다. 시즌 처음 등판한 선발 심수창은 5.1이닝 동안 1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틀어막았다. 외야수 이용규는 두 차례 호수비로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용규는 6회말과 7회말 두 차례 실점 위기에서 멋진 수비로 롯데 추격을 막았다. 중견수로 출전한 이용규는 2-1로 팀이 앞서고 있던 6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황재균이 친 안타성 타구를 전력질주한 뒤 몸을 날려 잡아냈다.

그는 7회말 다시 한 번 다이빙캐치로 한화의 실점 위기를 막았다. 1사 1, 2루 상황에서 문규현 타석에 대타로 나온 손용석이 한화 세 번째 투수 윤규진이 던진 6구째를 받아쳤다. 중견수 쪽으로 잘 맞은 타구를 날렸다. 사직구장을 찾은 롯데 팬들이 안타를 예감하던 순간, 이용규의 '슈퍼 캐치'가 또 나왔다.

이용규는 앞으로 넘어지며 글러브를 내밀었고 타구는 그 안으로 들어갔다. 안타가 될 거라 판단해 이미 3루까지 갔던 2루 주자 강민호는 귀루하지 못했다. 이용규는 2루수 정근우에게 재빨리 송구했고 결국 더블 아웃 처리됐다. 한화로선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롯데 입장에선 땅을 치는 순간이 됐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8회말 수비에서는 결정적인 실책이 나왔다. 한화에게는 너무나 아쉬운 장면이었다. 한화는 앞선 8회초 공격에서 귀중한 추가점을 뽑아 3-1로 리드를 잡았다. 그런데 8회말 실점을 했다.

2사 이후 내준 점수라 더 뼈아팠다. 짐 아두치가 2루타를 치고 출루한 다음 사달이 났다. 후속타자 최준석이 친 타구는 평범한 내야 땅볼. 충분히 포구가 가능했지만 한화 유격수 강경학이 그만 공을 뒤로 빠뜨렸다. 아두치는 그 사이 3루를 돌아 홈을 밟았다. 3-2가 됐고 한화는 9회말 한 점을 더 내줘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결과론이지만 8회말 실점이 아니었다면 한화는 경기를 쉽게 마무리하고 5연패를 끊었을런지 모른다. 강경학의 수비 실책 하나는 연패로 선수들이 느끼는 부담을 그대로 드러낸 장면이 됐다.

연패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했지만 한화는 선수들의 해보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은 그나마 희망적이었다. 심수창의 호투도 고무적이었다. 20일 롯데전에는 알렉스 마에스트리가 마운드에 오른다. 그는 지난 10일 NC전에서 6이닝 1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한화가 최근 최근 거둔 마지막 승리를 이끈 주인공이다.

조이뉴스24 부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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