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 에스밀 로저스(31)의 개막전 엔트리 제외가 확정됐다. 동갑내기에 같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LG 트윈스 헨리 소사(31)와의 개막전 맞대결도 무산됐다.
한화와 LG는 올 시즌 개막전에서 맞붙는다. 이에 따라 페넌트레이스 일정이 발표된 지난해 12월부터 로저스와 소사의 개막전 맞대결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두 선수 모두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자연히 개막전 선발 등판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한화 구단은 지난 28일 로저스의 개막전 엔트리 제외 사실을 전했다. 그동안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있던 이유인 팔꿈치 통증은 사라진 상태지만 향후 등판 여부를 최대한 신중히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에서도 김성근 감독은 개막전 선발 투수를 묻는 질문에 '노코멘트'했다. 김 감독은 "새벽 3시까지 고민했지만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결국 한화의 개막전 선발은 개막전 전날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상문 LG 감독도 미디어데이에서 개막전 선발투수를 발표하지 않았다. 양 감독은 "김성근 감독님 밑에서 야구를 배웠다. 배운대로 하겠다"라고 맞받아쳤다. 그렇게 10개 구단 중 한화와 LG의 개막전 선발 투수만 베일에 감춰지게 됐다.
김성근 감독의 말은 엄살이 아니다. 로저스가 등판할 수 없는 상황에서 확실한 에이스로 꼽을 만한 투수가 없다. 또 한 명의 외국인 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가 있지만 개막전 선발을 맡기기에는 무게감이 떨어진다. 토종 선발 중 가장 믿음직한 안영명은 시범경기 성적이 좋지 않았다.
사실 한화에게는 개막전 선발이 문제가 아니다. 선발진 전체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로저스의 이탈로 인해 5인 선발 로테이션을 꾸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송창식과 김재영의 컨디션이 좋은 가운데 경우에 따라서는 개막전부터 정통 선발 투수가 아닌 '가장 먼저 등판하는 투수' 개념의 투수가 선발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반면 LG는 사실상 소사가 개막전 선발을 맡게 될 전망. 우규민이라는 또 한 명의 걸출한 선발 투수가 있지만, 소사의 뒤에 우규민을 등판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다. 소사의 빠른공을 상대하다 다음날 우규민의 느린공에 바로 적응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류제국의 경우 목에 담 증세가 찾아와 시범경기 막판 등판을 걸렀다. 따라서 개막전 선발을 맡기기엔 부담스럽다. 하지만 류제국의 선발 로테이션 합류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양 팀간 개막전은 LG 소사와 한화 불펜의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우람을 영입한 한화는 10개 구단 중 가장 강력한 불펜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발 빅매치의 흥미는 사라졌지만, 4월1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개막전은 한화나 LG나 양보할 수 없는 한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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