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냉탕과 온탕 사이.' NC 다이노스 내야수 박민우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15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울다가 웃었다.
박민우는 2루수 겸 1번타자로 선발출전했다. 1회초 첫 타석부터 방망이가 활기차게 돌았다. 두산 선발투수 유희관을 상대로 2루타를 치고 출루했다. 이어 도루까지 성공해 3루까지 갔다. 나성범의 좌익수 희생플라이에 박민우는 발걸음도 경쾌하게 홈을 밟아 선취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박민우는 고개를 떨궈야 했다.
두산은 2회말 정수빈의 적시 3루타로 1-1로 균형을 맞췄다. 계속된 2사 3루에서 허경민이 2루수 앞 땅볼을 쳤다. 그대로 이닝이 종료되는가 했으나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일어났다. 강한 타구를 잘 잡아낸 박민우가 1루를 향해 던진 공이 악송구가 되면서 뒤로 빠지고 말았다. 3루주자 정수빈은 편안하게 홈을 밟았다.
NC 입장에서는 내주지 말아야 할 점수였다. 두산은 박민우의 송구 실책 덕에 2-1로 앞서갔다. NC 선발투수로 마운드를 지키던 손민한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던 상황이다.
박민우에게는 1년 전 '가을야구'에서도 아픈 기억이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2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뼈아픈 실수를 범했다. 9회초 수비에서 평범한 뜬공을 놓쳤고 당시 NC는 실책이 빌미가 돼 LG에게 2-4로 졌다.
이날 두산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박민우의 실책 하나로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박민우는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수비에서의 실수를 타석에서 만회했다.
박민우는 3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그가 공격의 몰꼬를 트자 NC 타선은 폭발했다. 3회에만 6안타를 집중해 대거 4점을 뽑아 5-2로 승부를 뒤집었다. 박민우의 안타가 대량득점의 발판이 된 것이다. 자신의 실책으로 실점이 늘어났던 선배 투수 손민한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는 타선에서의 활약이었다.
박민우는 7회초에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적시타까지 날렸다. NC는 10-2로 달아나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후에도 점수를 부지런히 보탠 NC는 16-2로 크게 이겼다.
박민우는 멀티히트(3안타)에 2타점 2득점으로 리드오프 노릇을 톡톡히 했다. 손민한의 KBO리그 역대 포스트시즌 최고령 선발승(40세 9개월 19일)을 도운 조력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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