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안정 대신 변화.' 남자프로배구 삼성화재가 '도박'이 될 수도 있는 결정을 내렸다. 안젤코 추크(크로아티아) 가빈 슈미트(캐나다)에 이어 V리그 최고 외국인선수 자리를 지켰던 레오(쿠바)를 내보냈다.
삼성화재는 레오를 대신해 게오르기 그로저(독일)를 새 외국인선수로 선택했다. 2015-16시즌 V리그 개막을 코앞에 두고 내린 파격적인 행보다.
삼성화재가 외국인선수 교체 카드라는 승부수를 일찌감치 꺼내든 이유는 있다. 레오의 팀 합류가 뒤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상 정규시즌에 들어가기 전 외국인선수 교체에는 횟수 제한이 없다. 단 시즌 일정에 돌입한 뒤에는 5라운드 개시일 이전까지 팀당 1회만 교체가 가능하다.
삼성화재 구단 관계자는 "레오는 당초 9월 1일까지는 팀에 합류하기로 사전에 약속을 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팀 합류 일정을 뒤로 미뤘다. 개인적인 문제와 송사까지 겹쳤다는 얘기도 전해졌다.
임도헌 감독과 함께 구단이 급한 상황이 됐다. 레오는 2015-16시즌이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뛰는 4번째 시즌이 될 참이었다. 기존 선수들과 손발을 오래 맞춰왔기 때문에 팀 합류 시기가 늦어져도 큰 문제는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구단은 그런 부분이 팀 전체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구단 관계자는 "(레오 교체 여부를 두고)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며 "레오가 그동안 팀에서 함께 뛰며 많은 도움을 줬기 때문에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레오의 에이전트를 통해 구단 뜻을 전달했고 직접 연락도 취했다. 하지만 결국은 2015-16시즌 개막을 레오와 함께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레오의 현재 몸상태가 이런 결정을 내린 또다른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부상을 당한 건 아니지만 오프시즌 들어 운동을 하지 않고 쉰 기간이 너무 길었다고 판단했다. 삼성화재 입단 초기처럼 마른 체형이 됐다.
레오는 팀 합류를 하고 나서 웨이트트레이닝을 본격적으로 하면 근육량을 회복해 괜찮다는 의사를 전했다. 그러나 임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와 구단은 마냥 기다려줄 수는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대체 외국인선수 찾기에 나선 가운데 마침 그로저가 소속구단(러시아리그 벨로로드)에서 이적시장에 나왔다. 구단은 그로저 외에도 올 시즌 브라질리그에서 뛰게 된 가빈의 재영입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임 감독이 선택한 카드는 새로운 얼굴이었다.
그로저는 현재 진행중인 유러피안챔피언십 일정을 마무리한 뒤 삼성화재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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