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돌고 돌아 서상우가 맡게 됐다. LG 트윈스의 올 시즌 4번타자 얘기다.
서상우는 최근 2경기 연속 4번타자로 나섰다. 9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생애 첫 4번타자의 중책을 맡아 3타수 1안타를 기록했고, 11일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도 4번타자로 나서 5타수 2안타(1타점 2득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올 시즌 LG의 4번타자 자리는 계속해서 주인이 바뀌고 있다.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지난 시즌 4번 역할을 무리없이 수행한 이병규(7번)가 낙점됐다. 하지만 이병규는 개막전을 앞두고 목에 담 증세가 나타나며 결장하고 말았다.
결국 개막 2연전 4번타자는 '우타 거포' 기대주 최승준이 맡았다. 최승준은 4번 자리에 부담을 느꼈는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한 채 1군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 사이 이병규가 계획대로 4번 자리에 들어앉았다.
이병규도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병규는 타율 2할4푼3리 12홈런 35타점의 성적을 기록한 채 지난 7월27일 옆구리 통증으로 2군으로 내려가 있는 상태다. 믿었던 이병규가 부진하자 양상문 감독은 베테랑 정성훈에게 4번 자리를 맡겼다.
올 시즌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정성훈이지만 4번 타순에서는 타율 2할6푼7리 1홈런 4타점의 성적에 그쳤다. 애시당초 정성훈의 4번타자 기용은 임시방편일 뿐이기도 했다.
다음 4번타자는 외국인 타자 한나한. 정상적인 수비와 주루가 불가능한 몸상태였던 한나한은 타격에서만큼은 뛰어난 능력을 보이며 4번 역할을 잘 수행했다. 그러나 한나한은 허리 통증이 도지며 방출됐다.
한나한의 방출로 새롭게 영입된 히메네스도 4번타자로 나섰다. 초반 성적은 괜찮았다. 히메네스는 6월까지 타율 3할2리 2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부진의 늪에 빠지며 현재 2군에 내려가 있다. 히메네스의 올 시즌 타율은 2할2푼6리에 불과하다.
나성용도 중간중간 2경기에 4번타자로 나섰다. 리빌딩 색채가 짙어진 이후인 지난 8일 두산전에서는 양석환이 생애 첫 4번타자로 출전했다. 그리고 최근 2경기의 4번타자는 서상우였다. 서상우까지 올 시즌 총 8명의 선수가 LG의 4번타자로 나섰다.
앞선 7명의 타자 중 성공한 4번타자로 볼 수 있는 선수는 사실상 없었다. 남은 이는 서상우다. 서상우는 타율 4할7푼1리(34타수 16안타) 2홈런 7타점의 시즌 성적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서상우도 현재 성장 중에 있는 선수. 아직 확실한 수비 포지션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최근 4번타자로 나서고 있는 서상우와 양석환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4번타자 자리를 채우는 것. 리빌딩 체제에 돌입한 LG 트윈스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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