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한국 여자 축구 사상 첫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에 가입한 권하늘(부산 상무)의 필승 의지는 우승으로 실현되지 않았다.
여자 축구대표팀은 8일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북한과의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2005년 이후 10년 만에 우승에 도전했던 한국은 북한의 힘 앞에 무너졌다. 한국은 2승 1패가 됐고, 북한이 3전 전승으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날 경기는 한국 여자 축구에는 의미가 있었다. 미드필더 권하늘이 A매치 100번째 경기에 출전하며 한국 여자선수로는 처음 센추리 클럽에 가입하게 된 것이다. 육군 중사인 권하늘은 군인 정신으로 북한과 싸우겠다며 강력한 정신 무장을 하고 경기에 나섰다.
권하늘은 그동안 북한과의 경기에서 늘 패배만을 맛봤다. 승리가 간절한 것이 당연했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4강전에서 잘 뛰고도 경기 막판 무너져 북한에 패했던 아픔을 만회하겠다는 의지가 상당했다. 하지만 떨어진 컨디션이 권하늘의 발목을 붙잡았다. 대표팀 소집 후 WK리그에 나서 풀타임을 소화하고 우한에 입성해 체력이 완전치 않았다. 중국과의 1차전에 나서지 못하면서 우려가 커졌다.
그래도 일본전에 출전해 전반전을 소화하며 한국의 2연승에 일조했다. 조금만 더 몸 상태가 좋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윤덕여 감독도 "대표팀을 운영하다가 보면 말하기 어려운 사정도 있다"라며 안타까운 반응을 보였다.
결국, 이날 북한전에서도 권하늘은 후반 10분까지 소화하고 장슬기와 교체돼 물러났다. 해가 아직 뜨겁게 작열하는 오후 5시(현지 시간), 영상 36℃의 고온에서 시작된 경기에서 완전치 않은 몸 상태로 자신의 기량을 완벽하게 발휘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군인 신분이기 때문에 그라운드라는 전쟁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지만, 물거품이 됐다. 100번째 태극마크를 달고 뛴 경기라 의지는 누구보다 강했지만, 몸이 따르지 않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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