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이 열리는 중국 우한은 우리에게는 앙쯔강으로 알려진 창장(長江)이 흐릅니다. 중국은 이 창장 유역에 있는 도시들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며 경제 개발의 동력으로 삼고 있지요.
4대 직할시인 베이징, 상하이, 톈진, 충칭을 제외한 나머지 도시들의 발전은 중국 성장의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창장 유역에는 우한을 비롯해 난징, 시안, 청두 등이 성장하는 중급 도시들이 성장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중국 관영TV인 CCTV에서는 이들 지역의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스포츠 유치를 통한 도시 알리기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마침 시진핑 주석이 축구 융성 프로젝트를 내세우면서 관심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우한은 어떨까요, 우한은 이미 지난 2012년 아시아 남자농구선수권대회를 유치하는 등 각종 국제대회를 끌어오기 위해 시가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동아시안컵도 진시황 병마용(兵馬俑) 유적지로 잘 알려진 시안(西安)과의 유치 경쟁에서 이겼다고 합니다. 시진핑 주석의 고향인 시안을 밀어내 중국 축구계에서도 이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겉으로는 인프라에서 승부가 갈렸다고 합니다. 시안이 EAFF의 실사에서 연습 구장, 숙소 등 모든 여건이 열악해 낙제점을 받았고 우한이 낙점됐다고 합니다.
우한은 EAFF에 인프라를 강조했다고 합니다. 갑급리그(2부리그)로 밀려났지만, 프로팀 우한 줘얼이 있고 5만4천석의 우한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도 번듯하게 자리하고 있고요, 바로 옆에는 3면의 연습구장도 마련했다고 합니다.
물론 우한이 완벽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잔디 문제가 컸는데요, 하루에 한 곳에서 두 경기가 열리다 보니 잔디 보호 차원에서 경기 전날 공식 연습을 주경기장이 아닌 30㎞ 밖의 타자호우 훈련장에서 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대해 우한시는 EAFF와 중국축구협회에 "잔디에 문제가 생긴다면 곧바로 갈아엎고 새로 깔 수 있게 준비를 해놓았다"라며 여유 있는 자세를 취했다고 합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도 "경기 전 준비 운동도 바로 옆 훈련장에서 하게 한다. 운동이 끝나면 스타디움과는 지하 연결 통로로 이동하면 된다. 5분이면 이동하니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답니다.
하지만, 우한 개최는 중국축구협회의 전략적인 부분도 있다고 합니다. EAFF의 한 관계자를 통해 이유를 들어보니 그럴 듯한 이유였습니다. 이 관계자는 "EAFF는 시안도 괜찮다고 생각을 했지만, 중국협회에서 우한으로 종용했다. 우한이 축구 발전 계획을 너무나 잘 설명했기 때문이다"라는 것입니다.
실제 우한시는 한커우, 한양, 우창 세 구로 나뉜 도시 구조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는데, 구도심인 우창은 그대로 두고 자동차 등 신소재 산업단지가 밀집한 한양에 실전을 치를 수 있는 스포츠 시설을 밀집시켜 놓았다고 합니다. 한커우에는 축구 전용 훈련장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남녀 대표팀이 한 번씩 훈련을 한 타자호우 훈련장은 6개의 축구장이 만들어졌거나 조성 중에 있습니다.
즉 우한시 정부가 시 주석의 축구 굴기 프로젝트를 재빠르게 이행했고 중국협회도 이를 드러내며 국가 정책에 잘 따르고 있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것입니다. 지난 1월 호주 아시안컵에서 8강까지 올랐던 중국 대표팀이 우한에서 한국, 일본, 북한을 상대로 좋은 성적을 낸다면 우한이 변화의 상징이 될 수 있습니다.
우한는 올해 5월 기준으로 우리로 치면 초등 113개, 중등 61개, 고등 15개 축구부가 있다고 합니다. 이들 중 인재를 우한축구학교로 끌어들여 성장시키고 있고요. 중국 축구 발전에 밀알이 되겠다는 우한의 호소가 강력하게 와 닿는 이유입니다.
우한은 이번 대회를 통해 스포츠 도시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 말에는 제26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대회도 스포츠 스타디움 체육관에서 열립니다. 계속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는 것이지요. 아시아에 도시도 알리고 성적도 잡고 중앙 정부에도 정책 연대를 잘 이행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모든 것이 완벽한 상황입니다.
어쩌면 우한은 축구로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중국의 작은 야망일지도 모릅니다. 이미 중국의 투자는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잘 알려졌습니다. 폭주기관차처럼 투자로 성장하는 중국 축구의 작은 상징처럼 된 우한에서 한국 축구는 무엇을 얻어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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