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KIA 타이거즈의 김민우(36)가 공수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김민우는 지난 2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2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 1회초 선제 결승 솔로포를 날리는 등 3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하는 활약을 펼쳤다. KIA는 삼성을 7-4로 꺾고 이번 3연전을 2승1패 위닝시리즈로 마쳤다.
김민우는 앞선 21일 경기에서도 2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몇 차례 좋은 수비로 실점을 막아내며 KIA의 2-1 승리에 힘을 보탰다. 22일 경기에서는 팀의 10-14 패배에 빛이 바랬지만 3타수 2안타의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이렇듯 김민우는 꾸준히 공수에서 베테랑으로서의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김민우의 시즌 성적은 23일 현재 타율 3할1푼2리 3홈런 15타점 6도루. 규정 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KIA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3할 타자' 가운데 한 명이다.
김민우의 가치는 수비에서도 잘 드러난다. 내야 어느 포지션에 갖다놔도 안정감 있는 수비를 펼친다. 주로 2루수로 출전하고 있지만 유격수, 3루수, 1루수로도 나선다. 특히 경기 중에도 포지션을 옮겨다니며 벤치의 엔트리 운용 폭을 넓혀주고 있다.
2002년 현대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히어로즈-넥센을 거치며 줄곧 한 팀에서만 뛰었던 김민우는 지난 2013년 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IA로 이적했다. KIA 유니폼을 처음 입은 지난해 성적은 87경기 출전 타율 2할5푼1리 3홈런 15타점.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 시즌은 크게 발전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타격 면에서 달라진 점을 김민우는 양발의 위치, 스탠스의 변화에서 찾는다. 그동안 왼발을 3루 쪽으로 벌린 오픈 스탠스였던 것을 왼발과 오른발을 나란히 놓는 스퀘어 스탠스로 바꿨다.
김민우는 "타격 폼을 좀 바꿨다. 원래 오픈 스탠스였던 것을 고치려고 많이 시도했었는데 그동안은 잘 안됐다"며 "그런데 올 시즌 몸에 익히고 나니 확실히 에버리지(타율)는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민우는 2003년 15경기에 출전, 3할6푼8리의 타율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한 번도 3할 타율을 달성한 적이 없다. 프로 통산 타율도 2할5푼에 그친다. 하지만 올 시즌,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변화를 시도했고 그 결과 꾸준히 3할대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김민우의 타격이 좋아진 또 하나의 이유는 '물음'에서 찾을 수 있다. 김민우는 "후배들에게도 타격에 관해 많이 물어본다. 특히 (이)범호에게 많이 물어보는 편이다"라며 "범호는 일본까지 갔다온 좋은 타자 아닌가. 범호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민우는 "개인적으로 후배들에게 물어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에게라도 배울 점은 있는 것"이라며 "물어보고 배우는 것을 창피해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정말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소신을 드러냈다.
김민우는 과거 현대 시절 함께 뛰었던 선배 김수경(전 넥센)과 조용준(MBC 스포츠+ 해설위원)의 예를 들었다. 1998년 고졸신인으로 입단해 신인왕까지 차지했던 김수경이 동갑내기지만 입단이 4년 늦은 조용준에게 여러가지를 묻고 배웠다는 것. 김민우는 "그 때 김수경 선배님 모습이 되게 좋아보였다"고 덧붙였다.
김민우도 어느덧 30대 후반의 나이가 됐다. 그러나 아직도 그는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불치하문'. 그것이 바로 김민우가 KIA에서 제2의 전성기를 펼치고 있는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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