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K리그 클래식의 노상래(45) 전남 드래곤즈 감독, 김도훈(45)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조성환(45)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은 1970년생 개띠 동갑내기로 친구다. 절친한 사이라 서로의 행동을 자연스럽게 주목하게 된다.
젊은 사령탑들답게 이들 세 감독은 축구팬들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데, 팀을 위해서라면 튀는 행동도 마다하지 않는다. 세 명 중 조성환 제주 감독이 가장 먼저 변신을 시도했다. 지난 5월 5일 울산 현대전에서 홈 관중 2만명이 넘어서자 시즌 전 약속했던 주황색 머리로의 염색을 감행했다. 조 감독은 제주 서귀포의 한 미용실에서 주황색으로 염색을 했다.
하필, 염색물을 들이고 나선 첫 홈경기가 지난달 23일 전남 드래곤즈전이었다. 친구 감독 앞에서 놀랄 만큼 변신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조 감독의 염색 힘을 받은 덕인지, 제주는 후반 43분 이용의 극적인 결승골로 전남에 3-2 승리를 거뒀다.
조 감독의 깜짝 놀랄 행동을 본 것도 모자라, 노상래 감독은 이번에는 김도훈 인천 감독이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 복장을 하고 경기장에 나타나는 것을 목격해야 했다. 김 감독은 인천의 시즌 첫 승 달성 시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한 맥아더 장군 복장을 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현충일인 6일 전남과의 K리그 클래식 15라운드에 맥아더 장군 코스프레를 하고 나타났다.
김도훈 감독은 올해 K리그에서 패셔니스타 지도자로 주목받고 있다. 그가 입은 정장과 가디건이 큰 화제가 됐을 정도, 이날 선글라스까지 착용한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장군처럼 보였다. 공교롭게도 또 전남의 노 감독이 이런 김 감독의 변신을 지켜보는 상대가 됐다.
노 감독은 "친구들에게 묻어가고 싶다. 나도 무엇인가 해야 하는가 생각을 했는데 일단은 그냥 가기로 했다"라며 웃었다. 이어 "(조성환 감독이) 주황색 머리에 주황색 트레이닝복을 착용한 것을 보니 허허…"라며 달라진 친구 감독의 모습에 묘한 반응을 보였다.
물론 노 감독도 팬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행동이나 복장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노 감독의 입에서는 각종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현역 시절 '캐논슈터'라는 별명답게 슈팅에 일가견이 있는 노 감독은 "하프라인에서 슈팅을 하든가, 아니면 팬들의 페널티킥을 막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라고 웃었다.
전남은 매년 출정식을 전라남도 진도 울돌목에서 연다. 임진왜란 당시 명량해전의 기운이 남아있는 곳이다. 자연스럽게 이순신 장군이 생각나게 마련이다. 노 감독은 "이순신 장군 복장을 하고 그라운드에 나타날까 싶다"라고 말하며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있음을 알렸다.
물론 조 감독이나 김 감독처럼 특정한 행동을 보여주려면 계기가 있어야 한다. 노 감독은 "일단 어느 시점을 보겠다. 뭔가가 되면 공약을 내놓겠다"라며 화끈한 변신의 그 날을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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