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수원 삼성은 29일 열리는 FA컵 32강전을 본의 아니게 휴식한다. 홈구장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18세 이하(U-18) 축구대표팀이 참가하는 '수원 JS컵' 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수원은 FA컵 32강 대진 추첨 결과 전남 드래곤즈와 홈 경기를 치르게 됐다. JS컵만 아니었다면 29일 경기를 가져 사나흘 간격으로 끊이지 않고 경기를 계속 치르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최소 조 2위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어 부담을 좀 덜었다.
그러나 전남과 FA컵 32강전이 5월 13일로 연기된 것이 수원에게는 더욱 살인적인 일정을 불렀다. 이번에 일주일의 시간을 벌었다는 점에서 그동안 쌓인 피로를 풀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후 이어지는 일정과 경기 비중이 만만치 않다. 더군다나 6월 A매치 휴식기 이전인 6월 7일까지 수원은 무려 11경기를 치러야 한다.
하나같이 놓칠 수 없는 경기들이다. 전북 현대(2일, 원정)전을 시작으로 베이징 궈안(5일, 홈)-광주FC(9일, 원정)-전남(13일, 홈)-제주 유나이티드(16일, 홈)-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19 또는 20일, 홈-원정 미정)-성남FC(23일, 홈)-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26 또는 27일, 홈 원정 미정)-인천 유나이티드(31일, 원정)-대전 시티즌(3일, 원정)-광주FC(7일, 홈) 순으로 11연전이 펼쳐진다.
FA컵을 29일 정상적으로 치른다면 5월 9일 광주전 이후 일주일의 여유를 가져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 대비할 수 있었지만, 13일로 전남전이 연기돼 중간 휴식기가 없어졌다. 수원 입장에서는 오히려 더 어려운 일정이 된 셈이다. 챔피언스리그에 대비해 전남전에 후보급 선수들을 내보내기도 모호하다.
만약 수원이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전북을 만난다면 더욱 부담스럽다. 해외 원정을 피해 이동 거리가 준다고는 하지만 전북전의 강도는 중국, 일본 팀을 상대하는 것의 배 이상이다. 무엇보다 2일 리그 경기로 전북을 만나고 또 다시 상대해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수원 입장에서는 부상자의 회복과 복귀가 절실하다. 오장은은 시간이 좀 더 걸리고 이상호, 조성진, 민상기 등은 그나마 빠른 회복이 가능해 보인다. 골잡이 산토스가 어서 복귀하기를 기원할 뿐이다. 염기훈이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지만 체력적으로 힘든 상태다.
일정을 고려할 때 2일 전북전이 수원의 '지옥의 11연전' 성패를 가늠해볼 수 있는 일전이 될 전망이다. 전북을 어떻게 상대하느냐에 따라 5일 베이징전 전략의 윤곽도 드러난다. 베이징에는 무조건 이겨야 조 1위가 된다. 비기면 2위다. 서정원 감독은 "상황마다 대비하겠다"라고 했지만, 어느 정도 힘 조절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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