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세계 축구왕'이라고 불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에서 제프 블래터(79) 현 회장의 5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사 하야투 아프리카축구연맹(CAF) 회장은 8일(한국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제37회 CAF 총회에서 블래터 회장 지지를 선언했다.
하야투 회장은 "CAF 회원국 54개국은 만장일치로 FIFA 회장 선거에서 블래터 회장에게 투표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하야투 회장은 대표적인 친(親)블래터계로 알려졌다. 그가 아프리카 표심을 움직이면서 블래터 회장의 5선은 탄력을 받게 됐다.
CAF 총회에는 블래터 회장을 비롯해 선거 출마를 선언한 미카엘 판 프라흐 네덜란드축구협회 회장, 루이스 피구 전 포르투갈 국가대표,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 겸 FIFA 부회장도 모두 참석해 한 표를 호소했다.
그런데 하야투 회장의 블래터 지지 선언으로 표심이 요동치게 됐다. 47개 가맹국이 있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셰이크 살만 빈 이브라힘 알 칼리파 회장이 블래터 회장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인 2022 카타르월드컵 11월 유치에 대해 옹호하는 등 이미 잠재적인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하야투 회장은 "CAF 회원국들은 블래터 회장에게 만족하고 있다. 블래터 회장을 지지한다"라고 전했다. 블래터 회장도 "하야투는 나의 버팀목 같은 존재다"라며 맞장구를 쳤다.
FIFA 회장 선거는 5월 29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209개 회원국의 투표로 이뤄진다. CAF의 모든 회원국이 블래터 지지에 표를 던지지 않는다고 해도 경쟁 후보들에 심리적 압박을 가하기 좋은 상황이 됐다.
블래터는 재임 기간 CAF에 개도국 축구 발전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등 특별히 관리를 해왔다. 하야투 회장이 오랫동안 CAF 회장으로 정기 집권을 하는 것도 큰 힘이다.
52개국을 거느린 유럽축구연맹(UEFA)은 블래터를 곱지 않은 눈으로 보며 견제하고 있지만 CAF, AFC는 물론 북중미축구연맹(CONCACAF)도 블래터 지지 성향 연맹으로 꼽힌다. 규모가 작은 남미축구연맹(CONMEBOL)도 지난달 블래터 지지 선언을 했다.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이 힘을 쓰기 어렵다는 점에서 CAF의 블래터 지지 선언은 예사롭지 않다.
블래터 회장은 최근 UEFA 회원국 일부 인사들이 "월드컵 출전권 1~2장을 유럽에 더 배정해줘야 한다"라고 한 주장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다분히 CAF, AFC는 회원국이 많은 연맹의 표심을 의식한 태도다.
오는 30일에는 AFC의 총회가 예정되어 있다. 만약 AFC에서도 확실한 지지 선언을 받는다면 블래터의 5선은 떼놓은 당상과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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