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오는 6월 캐나다에서 열리는 2015 여자 월드컵 본선에 나선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는 '미니월드컵'으로 불리는 키프로스컵에 출전해 전력을 점검했다.
키프로스컵에서 드러난 대표팀의 고민은 수비에 있었다. 공격에서는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이 좋지 않은 컨디션 속에서도 골을 넣었다. 박은선(FK로시얀카)도 지소연과 투톱을 시험하는 등 호흡을 맞춰봤다. 2선 공격수들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수비가 문제였다. 골을 넣어도 지키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이탈리아, 캐나다. 스코틀랜드를 상대로 한국은 골을 넣고도 실점하며 3연패를 해 아쉬움을 남겼다. 수비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윤덕여 감독도 인지하는 부분이었다.
월드컵에서 만나는 스페인, 브라질, 코스타리카는 한국보다 피지컬과 힘에서 우월하다. 때문에 윤덕여 감독은 빠른 패스로 승부수를 던질 작정이다. 수비수들이 더 열심히 뛰어야 하는 이유다.
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평가전에서도 마찬가지. 윤 감독은 이날 A매치 60경기째를 소화하는 김도연(인천 현대제철)의 중앙 수비수 파트너로 황보람(이천 대교)을 내세웠다.
황보람은 지난 2013년 1월 중국 4개국 친선대회 이후 2년 3개월 만에 대표팀에 돌아왔다. 소리없이 활약했던 중앙 수비수였다. 지난해 WK리그 이천 대교의 준우승에 기여하는 등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김혜리, 임선주, 심서연 등 중앙 수비 요원이 연이어 부상으로 쓰러진 상황에서 황보람에게는 절호의 기회였다. 여자축구 저변이 넓지 않다보니 적은 숫자로 선수를 활용해야 하는 윤 감독 입장에서 황보람의 활약은 중요했다. 잘 해준다면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얼마든지 포함될 수 있다.
황보람은 이날 경기 러시아의 선굵은 패스를 막는데 주력했다. 러시아는 윤 감독의 분석대로 롱패스와 공중볼 경합으로 공격을 전개했다. 한국 수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공격이었다. 황보람 앞에는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7골을 넣은 러시아 골잡이 예카테리나 빤츠키나(츠베즈다 2005)가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빤츠키나는 중앙 수비 뒷공간을 집요하게 파고 들었지만 황보람의 적극적인 대인방어에 애를 먹었다. 바로 옆 왼쪽 풀백 이은미(이천 대교)가 1차 방어에 성공하면 황보람은 전방으로의 빠른 볼처리로 중앙수비수의 임무를 다했다. 월드컵 최종엔트리 선발까지 한 달여가 남은 상황에서 윤 감독에게는 기쁜 고민을 안긴 황보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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