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죽을 힘을 다해 뛴 손흥민(23, 레버쿠젠)의 한 방이 투혼의 명승부를 이끌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호주와의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벌인 끝에 1-2로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어려운 경기였지만 골 결정력이 있는 손흥민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측면에서 손흥민이 어떻게든 해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안고 태극전사들은 열심히 싸웠다.
손흥민은 끝내 골 맛을 또 봤다. 그것도 결정적인 순간 나온 너무나 짜릿한 골이었다. 0-1로 뒤져 패색이 완연하던 후반 추가 시간에 나왔다. 기성용의 패스를 놓치지 않은 손흥민이 왼발로 골망을 갈랐다. 상대 수비수와 골키퍼가 뛰어 나왔지만 과감한 슈팅으로 호주 골망을 갈랐다. 극적인 골에 손흥민은 관중석 쪽으로 뛰어가 원정 응원을 온 붉은악마에게 안겼다.
이 골로 한국은 패배의 위기에서 벗어나 연장전으로 향할 수 있었다. 위기에서 강한 공격수라는 이미지에 딱 맞는 손흥민의 활약이었다. 7만여 호주 팬들의 함성도 한순간 잠재웠다.
손흥민은 경기 내내 왕성하게 뛰어 다녔다. 상대의 볼을 뺏어내 거침없이 중앙을 파고 들었다. 흡사 '2개의 심장'으로 불리던 박지성의 플레이를 보는 것 같았다.
지난해 브라질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탈락 후 눈물을 쏟았던 손흥민은 이번 대회 한국 축구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었다. 아쉽게도 한국은 연장에서 호주에 한 골을 또 내주며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 3골을 넣으며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임을 확실하게 각인시킨 손흥민은 4년 뒤 아시안컵, 아니 그 이전에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더욱 가공할 위력의 공격수로 그라운드를 누빌 것을 예고했다. 욕심이 많은 손흥민은 2015 아시안컵을 통해 또 한 단계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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