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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수평적 의사소통으로 창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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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3단 변신, 공격진 위치 교차 등 다양한 플레이 늘었다

[이성필기자]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부임 후 자주 선수들의 창의성을 강조했다. 전술적 틀에 갇히지 말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을 스스로 해보라며 생각하는 축구를 주문했다.

이는 임기응변에 능하지 못하고 가르침에만 익숙한 한국 축구를 개혁하기 위함이었다. 벤치만 바라보지 말고 경기장 안에서 자율적으로 상황에 대응하며 조직력을 끌어올리라는 것이다.

22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015 호주 아시안컵 8강전에서는 한국대표팀이 슈틸리케 감독이 의도한 그런 축구를 구사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청용(볼턴 원더러스)과 구자철(마인츠05)의 부상 이탈로 생긴 공격진의 한계를 무한 자리바꿈으로 극복하는 데 집중했다. 조별리그부터 좌우 측면 공격수들의 교차가 있었지만 우즈벡전은 더욱 움직임의 폭이 컸다.

손흥민(레버쿠젠)-남태희(레퀴야)-이근호(엘 자이시)는 상황에 따라 수시로 자리를 바꿨다. 남태희가 측면으로 빠지면 손흥민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동하는 등 유연하게 움직였다.

후반 37분 원톱 이정협(상주 상무)이 빠지고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영(카타르SC)이 투입된 이후에는 기성용(스완지시티)의 변신이 시작됐다. 중앙 미드필더였던 기성용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진했다. 연장 후반 5분 이근호가 빠지고 중앙 미드필더 장현수(광저우 부리)가 투입되자 기성용은 이번에는 왼쪽 날개로 이동하는 놀라운 변신을 거듭했다.

기성용의 경기 중 이같은 변신은 슈틸리케 감독이 선수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살얼음판 위를 걷는 토너먼트 승부에서 기성용의 측면 공격수 이동은 그야말로 놀랄 만한 일이었다. 그런데 이런 기성용의 광폭 움직임은 연장 손흥민의 두 골이 나오며 한국이 2-0으로 승리하는데 토대가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남태희가 중앙으로 오고 기성용 본인이 측면으로 빠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해서 수용했다. 선수들의 의견이 합리적이면 존중을 해주려고 한다. 팀을 위해 그러는게 낫다고 얘기를 해줬기 때문에 수용했다"라고 말했다. 감독과 선수간, 수평적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으면 쉽게 하기 힘든 결정이었다.

그라운드 안에서 선수들끼리 자유로운 의사소통으로 결정짓게 하는 장면은 또 있었다. 연장 전반 손흥민이 왼쪽 페널티지역 모서리 밖에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다. 보통은 전담키커가 킥을 시도하게 마련이지만 이 장면에서는 기성용, 손흥민, 곽태휘가 모여 상의를 했다.

누가 차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멤버들이었다. 곽태휘도 울산 현대 시절 프리킥으로 골을 넣는 등 키커 경험이 있다. 우즈벡은 누가 키커로 나서느냐에 따라 벽을 다시 쌓아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손흥민의 킥이 공중으로 향하기는 했지만, 선수들이 자율적인 결정으로 경기를 풀어간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다.

이상윤 MBC SPORTS+ 해설위원은 "기성용의 이동을 보더라도 감독과 선수의 의사소통을 통해 창의적인 플레이가 나온 것 같다.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도 선수들이 스스로 상황 판단을 한 뒤 해내야 한다. 그런 것들이 잘 발휘되는 것 같다"라고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대표팀의 플레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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