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숨 막히는 상대의 수비를 견디고 또 견뎌 마침내 골을 만들어낸 '영웅' 손흥민(레버쿠젠)이다.
손흥민은 22일 호주 멜버른 렉탱큘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연장 전반 14분 골을 터뜨렸다. 한국에 승기를 불러온 손흥민은 연장 후반에도 14분에 차두리의 완벽한 패스를 놓치지 않고 호쾌한 쐐기골까지 작렬시켰다.
골에 대한 압박을 날려버린 시원스러운 두 방이었다. 조별리그 시작 전부터 손흥민은 아시아축구연맹(AFC)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로 꼽히는 등 최고의 관심을 받았다.
쉽지는 않았다. 오만과의 첫 경기에서는 빡빡한 상대 밀집수비에 애를 먹었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의 롱패스를 받아 골대를 맞히는 슈팅을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부담감에 비까지 내리면서 감기몸살에 걸리는 등 몸 상태마저 최악이었다.
결국, 손흥민은 쿠웨이트전에 결장했다. 마스크를 착용한 손흥민에 대한 걱정도 컸다. 그런데도 손흥민이 한 건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했다. 호주와의 3차전에 후반 교체로 나서면서 몸을 풀기는 했지만, 감각이 완전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빨리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이날 우즈벡전에 선발로 나섰다. 슈팅과 프리킥을 도맡아 하면서 골을 넣기 위해 집중력을 발휘했다. 전반 24분 슈팅이 골키퍼 이그나티 네스테로프(FK로코모티프 타슈켄트)의 펀칭에 막히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위력 자체는 충분했다.
후반을 노린 손흥민은 이근호(엘 자이시)와 자리를 바꿔가며 공격 전 지역을 활용했다. 수비수 세 명 정도는 기본적으로 제쳤다. 골 결정력이 아쉬웠지만 계속 기회를 엿봤다.
승부는 연장전으로 들어갔다. 공격수의 집중력이 더욱 절실해지는 시간이었다. 손흥민은 여전히 힘이 있어 수비수와의 일대일 싸움은 거뜬히 이겨냈다. 문제는 동료와의 연계플레이었다. 호흡만 잘 맞추면 충분히 골을 노릴 수 있었다.
결국, 연장 전반이 끝나기 전인 14분 손흥민이 해냈다. 20세 이하(U-20)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던 절친 김진수(호펜하임)가 수비수로부터 볼을 가로채 골지역으로 연결했다. 손흥민은 몸을 던졌고 머리에 맞으며 천금의 골로 연결됐다.
살아난 손흥민의 감각은 경기 종료 직전 다시 한 번 빛을 발했다. 차두리(FC서울)의 패스를 놓치지 않고 쐐기골까지 보탰다. 한국이 수세에 몰렸던 연장 후반 14분, 역습에서 차두리의 돌파에 이은 패스를 받아 왼발로 호쾌하게 골을 넣었다. 한국은 손흥민의 두 골로 4강 티켓을 얻었다. 킬러 본능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증명한 손흥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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