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한파가 몰아쳐도 축구 사랑과 따뜻한 자선은 계속됐다.
홍명보 장학재단이 주최한 '셰어 더 드림 풋볼 매치(SHARE THE DREAM FOOTBALL MATCH 2014)' 자선축구가 올해 연말에도 어김없이 13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풋살 경기로 열렸다. 2003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12번째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홍명보 자선축구다.
브라질월드컵에서의 16강 실패, 최근 프로축구 K리그에 드리워진 시도민구단의 아픔들로 축구에 대한 관심이 싸늘해진 분위기가 자선경기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이 컸다. 경기 전까지도 관중석 곳곳이 빈자리였다. 자선경기 홍보도 예년과 달리 조용하게 이뤄졌다.
하지만, 기우였다. 팬들의 축구 사랑은 여전했고 관중석 빈 자리는 메워졌다. 온기가 돈 체육관 안은 사랑팀과 희망팀으로 나눠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에게 보내는 함성으로 가득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 등 주요 인사들도 대거 자선경기를 찾았다.
15분씩 3쿼터로 나눠 풋살로 진행된 경기는 이전보다 좀 더 진화했다. 5명씩 쿼터별로 나눠 출전했다. 1쿼터 여자대표+연예인 초청 선수, 2쿼터 일반 선수, 3퉈터 일반 선수+장애인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출전했다.
지난 8월 브라질에서 열린 장애인월드컵에 출전 비용 부족으로 나서지 못한 장애인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이날 경기에 함께한 것은 자선의 의미를 더욱 깊게 했다. 홍명보 이사장은 감독 등을 맡지 않고 뒤로 빠져 전체를 조율하는 역할을 했고, 안정환(사랑팀)-김병지(희망팀)가 감독으로 나섰다.
유니폼 등번호 위의 선수 이름도 별명이 붙었다. 1쿼터 사랑팀의 선발로 나선 정성룡(마이콜), 김진규(철인 6호), 권하늘(권땅), 전가을(테크니션), 공형진(공배우)가 나서자 희망팀에서도 김진현(둘리), 이종호(광양 루니), 심서연(심스타), 지소연(지메시), 서경석(화살슈터)가 나서 대결하는 방식이었다.
이름보다 별명이 유니폼에 붙으니 보는 재미도 넘쳤다. 서경석과 김진규는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작전인지 현란한 몸싸움으로 팬들을 웃겼다. 서경석은 주심의 주머니에서 레드카드를 뺏어 김진규에게 들어올리는 장난을 치는 등 보는 재미를 선사했다. 1쿼터는 희망팀이 4-2로 앞서갔다.
2쿼터에는 전, 현 남자 국가대표 선수들이 대거 나서 현란한 기술을 선보였다.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만들었다. 희망팀이 8-5로 여전히 앞서 나갔지만 점수는 중요하지 않았다. 모두가 즐기는 분위기가 중요했다.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슈틸리케 감독도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재미있는 광경을 지켜봤다.
그래도 승부는 승부, 3쿼터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이 등장하면서 실제 경기처럼 박진감 넘치는 공방이 오갔다. 희망팀의 청각장애국가대표 김종훈은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골맛을 제대로 봤다. 경기 결과는 희망팀의 12-9 승리였지만 자선의 뜻을 함께하기 위해 모인 모두가 승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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