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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서재덕 "현재 맡은 역할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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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 레프트 역할 '괜찮아요', 최근에는 공격시 라이트까지 겸해

[류한준기자] '바쁘다 바빠.' 한국전력 서재덕은 최근 팀이 치른 경기에서 예년과 달리 많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서재덕은 왼손잡이 날개 공격수로 광주전자공고와 성균관대 시절까지는 라이트로 뛰었다. 그러나 프로 입단 후 포지션을 바꿨다.

외국인선수가 라이트를 맡는 경우가 많아 서재덕은 흔치않은 왼손잡이 레프트로 나서게 됐다. 리시브를 주로 담당하는 보조 레프트로서 같은 왼손잡이 공격수인 김정환(우리카드)과 비슷한 역할을 한국전력에서 맡고 있다.

그런데 올 시즌 2라운드부터 서재덕의 임무가 하나 더 늘어났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주 공격수인 전광인과 쥬리치를 보조하는 역할을 서재덕에게 맡겼다.

포메이션상 서재덕이 전광인과 함께 선발 레프트로 들어가지만 그는 코트에서는 익숙한 자리인 라이트로 뛴다. 왼쪽 뿐 아니라 오른쪽에서도 공격 빈도가 늘어났다.

서재덕은 팀이 치른 경기에서 많은 득점을 올리진 않는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두 자릿수 득점에 50%대 공격성공률을 나타내며 한국전력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데 깨소금 노릇을 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 3일과 8일 각각 OK 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두 차례 연속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고 모두 승리했다. 이 과정에서 서재덕은 고비마다 한 방을 터뜨리며 승리에 기여했다.

서재덕은 "솔직히 힘이 들긴 한다"고 했다. 그러나 싫지는 않은 표정이다. 그는 "공격 역할이 지난 시즌과 비교해 많이 주어지는게 부담이 되긴 했다"며 "리시브에만 신경 쓰기도 벅찼다. 공격도 제대로 안돼 답답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는 조금씩 자리를 잡아간다. 그는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 11득점에 공격성공률 50%를 기록했다. 2, 3, 4세트 다소 부진했으나 머지막 5세트 접전 상황에서 상대 흐름을 끊는 오픈 공격을 성공시켰다. 또한 OK저축은행전에서는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서브 에이스를 기록했다.

서재덕은 "OK저축은행과 경기에서는 마지막 서브가 들어갈 줄 솔직히 몰랐다"며 "공을 때리는 순간 '아, 라인을 벗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OK저축은행에겐 아쉬운 순간이 됐지만, 서재덕이 때린 서브는 절묘하게 라인에 살짝 걸친 것으로 판정됐다.

서재덕이 고비마다 감초 노릇을 해주자 팀은 버티는 힘이 한결 세졌다.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그는 "오히려 리시브에 가담하다보니 배구가 더 흥미로워졌다"고 웃는다.

물론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 리시브 성공률도 더 올려야 하고 2단 연결 등에서 범실을 줄여야 하는 과제가 있다. 서재덕은 "지금 다시 라이트를 전담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며 "리시브에 참가하는게 더 나을 것 같다"고 했다. 힘들어도 팀이 승리를 거두면 피로도는 덜하다.

그렇지만 계속 이어지는 풀세트 접전은 피하고 싶다. 서재덕은 "경기 일정이 빡빡한 가운데 5세트 경기를 계속 하니 지친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전력은 일단 한 고비는 넘겼다. 8일 현대캐피탈전을 끝으로 12일까지 경기가 없다. 서재덕 뿐만 아니라 한국전력 선수단 모두 한숨을 돌릴 여유가 생긴 것이다.

서재덕은 "나 혼자서만 잘하는 게 아니다"고 했다. 그는 "팀 동료들의 도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전력은 전광인, 쥬리치에 서재덕까지 가세하며 공격 '삼각편대'를 꾸렸다. 일단 3라운드 초반까지 거둔 결과는 괜찮은 편이다. 팀의 올 시즌 선전 요인 중에는 분명 서재덕의 활약도 포함돼있다.

조이뉴스24 /천안=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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