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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최석기 '내가 시몬 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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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 상대 8블로킹 맹활약…한국전력, 난적 OK저축은행 잡는데 앞장

[류한준기자] "최석기가 키플레이어였어요."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3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 경기가 끝난 뒤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한국전력은 이날 풀세트 접전 끝에 OK저축은행을 3-2로 꺾었다. 주포인 전광인과 쥬리치(그리스)가 제몫을 했고 또 한 선수의 결정적인 활약까지 더해졌다. 그 주인공은 프로 7년차 센터 최석기다.

최석기는 이날 15점을 올리며 쏠쏠한 활약을 보였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블로킹이었다. 그는 이날 두 팀 합쳐 가장 많은 8개의 가로막기를 성공했다. 특히 상대 주 공격수인 시몬(쿠바)이 시도한 공격을 8차례나 막아낸 것이 한국전력의 결정적 승인이 됐다.

최석기는 경기가 끝난 후 수훈선수로 선정돼 방송 인터뷰를 가졌고 공식 기자회견에도 참석했다. 그는 "프로 데뷔 후 처음"이라며 얼굴을 붉혔다.

대전 중앙중고와 한양대를 거쳐 2008-09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순위로 한국전력에 지명돼 프로에 데뷔한 그는 유망주로 꼽혔다.

1라운드 지명 선수는 아니었지만 2008-09시즌 정규리그에서 삼성화재와 LIG 손해보험을 상대로 8블로킹을 기록하는 등 팀 센터진의 미래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최석기는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무릎 수술만 지금까지 세 차례나 받았다. 다친 무릎 수술이 잘못되는 바람에 다시 칼을 대기까지 했다. 부상-수술-재활-수술이라는 지루한 과정을 반복했다.

최석기는 "시몬을 어떻게 막았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며 "내 몸이 아닌 것 같다"고 이날 활약상에 스스로 놀라워했다.

그는 "솔직히 배구를 그만 둘 생각까지 했었다"고 했다. 계속된 부상과 재활 과정이 너무나 힘들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무릎 수술을 받은 뒤 1년 반 동안 제대로 걸을 수도 없었다. 그리고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코트 복귀를 위해 준비하던 도중 다시 무릎을 다쳤다. 최석기는 "그 때 병원에서 수술 얘기가 다시 나왔다면 은퇴를 하기로 마음먹었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그러나 다행히 수술대에 오르진 않았다. 최석기는 "힘든 시간을 보내는 동안 격려를 해줬던 선후배 동료들 그리고 '다시 한 번 해보자'고 기회를 주신 신 감독께 정말 고맙다"고 얘기했다.

인터뷰 내내 최석기의 목소리는 떨렸다. 프로 데뷔시절부터 부상으로 보낸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쳤기 때문이다. 소속팀도 부침을 많이 겪었다. 그는 "25연패만 두 차례 겪어봤다"고 어려웠던 시기를 돌아봤다.

최석기는 부상 전과 견줘 점프가 낮아졌고 스피드도 떨어졌다. 그도 이런 부분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블로킹은 높이가 있다고 마냥 잘되는 건 아니다. 타이밍과 블로커의 손모양이 중요하다. 최석기는 팀내 센터들 중 블로킹 시 손모양이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석기는 "한 경기 반짝하고 끝나는 것보다, 출전시간이 짧아도 꾸준히 코트에 나오고 싶다"며 "부상 이후 몇 년 동안 줄곧 불면증에 시달렸다. 그러나 앞으로는 잠을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다시 한 번 웃었다.

조이뉴스24 수원=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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