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 외국인 선수 스나이더(32)의 반전이 무섭다. 공갈포에서 '공포의 6번타자로' 완벽히 변신했다.
스나이더는 2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6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1-0으로 앞서던 4회초 투런 홈런을 터뜨리는 등 4타수 1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스나이더의 홈런을 앞세워 LG는 NC를 4-2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지난 7월 초 조쉬벨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은 스나이더는 장타력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마이너리그 통산 185홈런을 기록한 그의 커리어는 소총부대 LG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공갈포에 가까웠다. 한국 무대 데뷔 7경기만에 마수걸이 홈런을 터뜨렸지만 몰아치기가 없었다. 결국 스나이더는 37경기 출전해 타율 2할1푼 4홈런 17타점의 초라한 성적으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럼에도 양상문 감독은 NC와 치르는 이번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스나이더를 포함시켰다. 중견수 수비는 물론 타격에서도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굳은 믿음을 드러낸 것. 1차전에 앞서 있었던 미디어데이에서는 스나이더를 팀의 '키플레이어'로 꼽기도 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홈런 2~3개를 때려주길 바란다는 구체적인 기대치도 있었다.
그런 양 감독의 믿음에 스나이더는 완벽히 부응했다. 1차전에서 6번타자로 나서 4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 1도루로 맹활약을 펼쳤다. 타석에서는 물론 누상에서도 상대 허를 찌르는 도루를 성공시키는 등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LG의 1차전 13-4 대승에는 스나이더의 공이 작지 않았다.
2차전이 두 번째로 우천취소가 된 21일, 스나이더는 "최대한 휴식을 취하고 정말 많은 것들을 생각했다. 좋았을 때 생각도 많이 했고, 스스로를 다그치기도 했다"며 "그동안은 몸이 100%가 아니었음에도 많은 것을 보여주려다 보니 결과가 좋지 않았다. 이제 몸 상태도 많이 좋아졌고, 출루 등 작은 것부터 신경쓰고 있다"고 달라진 타격감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스나이더는 "사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그래서 엔트리에 들었다는 얘길 듣고 기분이 정말 좋았다. 감독님이 나를 믿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리고 22일 열린 2차전. 스나이더는 1-0으로 살얼음 리드를 지키던 4회초 1사 1루에서 NC 선발 에릭을 상대로 중월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3-0으로 점수 차를 벌리는, 팀 승리를 부르는 귀중한 한 방이었다. 1차전 3안타에 이어 이날은 양 감독이 기대했던 홈런까지 터뜨린 것이다.
스나이더가 타격감을 끌어올리며 LG의 타선은 더욱 짜임새를 갖출 수 있게 됐다. 6번 타순에 장타력을 갖춘 스나이더가 도사리고 있어 상대로선 LG의 클린업트리오를 상대하는 것이 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공갈포에서 공포의 6번타자로 변신에 성공하며 완벽히 반전을 이룬 스나이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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