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믹스트존을 통과하던 여자 하키 대표팀의 '맏언니' 박미현(28, kt)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친구이자 '주장' 김종은(28, 아산시청)의 부상 때문이었다.
한국 여자 하키 대표팀은 29일 인천 선학하키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인도와의 준결승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결승에 진출하며 오는 10월1일 중국과 금메달을 놓고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3쿼터에서 3-1로 달아나는 쐐기골을 터뜨린 박미현은 "인도가 생각보다 공격적으로 나와 초반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동료들이 어렵게 연결시켜준 공을 골로 연결시키고 싶었다"고 득점 상황을 떠올리면서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인터뷰 도중 박미현은 갑자기 눈물을 터뜨렸다. 경기 중 공에 오른쪽 발꿈치를 맞고 교체 아웃된 주장 김종은을 생각하자 저절로 눈물이 흐른 것. 김종은은 평소 부상을 안고 있던 부위를 또 다치며 병원으로 후송됐다. 자세한 검사 결과가 나와봐야겠지만, 자칫 중요한 결승전에 뛰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동료의 부상에 마음이 아팠던 박미현은 "얼마나 힘들지 알 것 같다"며 눈물을 떨어뜨렸다. 하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고 인터뷰를 이어나갔다. 김종은이 없다면 후배들을 홀로 이끌어야 하는 것은 박미현 자신이었다.
박미현은 "16년 동안 금메달의 맛을 보지 못했다. 이번 대회가 나에게는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며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당당히 금메달 목표를 밝혔다.
한국 여자 하키는 1998년 방콕 대회까지 대회 4연패에 성공했지만 이후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 사이 중국이 2002년 부산 대회부터 지난 2010 광저우 대회까지 3연패에 성공했다. 이번 결승전은 중국에게 내준 아시아 최강의 자리를 되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눈물로 다진 박미현의 각오가 금메달을 정조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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