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신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국내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한국 대표팀 감독직을 수행하기 위해 지난 24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슈틸리케 감독. 그의 첫 번째 일정은 25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16강전 한국-홍콩전 관전이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중에서 A대표팀에 뽑힐 만한 인재들이 있는지 관전한 것이다.
그리고 한국 A대표팀 뿐만 아니라 U-23, 청소년 대표팀 등 모든 연령대 선수들을 체크하고 성장시켜 한국 축구 내실을 다지는 것 역시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온 이유 중 하나다.
한국의 신임 감독이 돼서 그의 눈으로 첫 번째 보는 경기가 바로 이날 홍콩전이었다. 한국 감독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리는,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서 관전하는 공식 첫 경기였다. 이광종호는 한국 축구의 미래와 가능성을 신임 대표팀 감독에게 선사했어야 했다. 그리고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 축구를 선택한 것에 만족감을 느끼게 만들어야 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경기는 진행됐다. 한국은 슈틸리케 감독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전반 내내 졸전을 펼쳤다.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었다. 공격은 무뎠고, 중원은 패스 미스를 자주 범했으며, 수비는 상대가 공격을 하지 않아 할 일이 없었다. 그런데도 실수를 피하지 못했다.
한국의 상대가 UAE, 우즈베키스탄, 일본 등 아시아에서 강호라 평가받는 팀이라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겠지만, 상대는 약체 홍콩이었다. 지금까지 아시아 '최강'이라 자부하던 한국이 아시아의 '변방' 홍콩을 상대로 고전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였다. 한 마디로 한국에 상대가 되지 않는 팀이다. 그런데도 한국은 무기력했다. 홍콩을 상대로 헤매는 한국 축구에 어떤 기대감을 가질 수 있겠는가.
전반 시작과 함께 김진수가 어이없는 크로스를 했고, 손준호는 헛발질로 보는 이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개인적인 실수는 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전술이 눈에 띄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광종호는 그 어떤 매력적인 전술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다.
특히 공격 전술이 그랬다. 한국은 전반 73%의 볼점유율을 기록했다. 또 한국은 전반 16개의 슈팅을 난사했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전반에 슈팅을 한 개도 시도하지 못한 홍콩, 그래서 전반전은 0-0으로 끝났다.
수비 전술로 나온 홍콩이 수비를 잘 해서가 아니다. 홍콩의 수비가 단단해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홍콩 수비는 어설펐다. 그런데도 한국은 그 어설픈 수비를 뚫지 못했다. 이유는 하나였다. 한국의 공격이 못한 것이다. 한국의 공격 전술이 제대로 구사되지 않았고, 한국의 골 결정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후반에도 이런 흐름은 좀처럼 바뀌지 않았다. 한국 공격진은 다시 슛 난사를 했지만 홍콩 골문은 잘 열리지 않았다. 의미 없는 크로스에 이은 의미 없는 슈팅, 골대를 벗어나는 위협적이지 않은 슈팅의 연속이었다.
한국은 후반 13분 이용재의 선제골과 31분 박주호의 추가골, 그리고 종료 직전 터진 김진수의 골로 3-0 승리를 거뒀다. 스코어상 대승이긴 했지만 박수 받을 수는 없는 경기였다. 약체 홍콩을 상대로 답답한 경기를 펼친 것 역시 아쉬움으로 남았다. 8강에서 만날 일본전이 슬슬 걱정된다.
이광종호는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에게 부끄러운 경기 내용을 보였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졸전으로 인해 슈틸리케 감독이 할 일은 더욱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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