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이광종호가 조기 16강행을 확정지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은 17일 사우디아라비와와의 조별리그 2차전을 1-0으로 승리하며 2연승으로 조1위를 유지했다. 3차전 상대인 라오스가 최악체라는 점과 1승1패씩 기록중인 사우디-말레이시아가 맞대결을 벌인다는 점에서 한국의 조1위 16강 진출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사우디전에서 김신욱(울산 현대), 윤일록(FC서울)이 부상을 당하기는 했지만 라오스전이 쉬어갈 수 있는 경기가 되면서 여유가 생겼다. B조 2위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16강전 역시 큰 어려움 없이 치를 수 있다. 유력한 B조 1위 후보 우즈베키스탄이 1차전에서 홍콩과 1-1로 비기기는 했지만 남은 상대가 방글라데시, 아프가니스탄이라는 점에서 2위가 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16강전까지 수월하게 치르면 한국은 부상자들의 회복 시간을 벌 수 있다. 동시에 상대가 수비적으로 나왔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찾을 수 있다.
한국은 조예선 1, 2차전을 통해 플랜B의 부재를 노출했다. 1차전에서는 전반 25분 임창우(대전 시티즌)의 첫 골이 터진 뒤 한참동안 말레이시아의 수비적인 전술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돌파 카드도 잘 통하지 않았다.
사우디전도 마찬가지. 김신욱과 윤일록이 부상으로 일찍 교체돼 이종호(전남 드래곤즈), 이용재(나가사키)를 투입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오히려 사우디의 강한 압박과 거친 축구에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쓰러지기 다반사였다. 조별예선이라는 특수성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흐름을 확실하게 가져올 수 있는 경기 장악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광종 감독은 교체카드 이종호, 이용재를 두고 "경기 감각이 다소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90점 이상을 줄 수 있다"라며 이날 플레이에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전술적 변화 없이 부상 이탈자의 자리 메우기 만으로는 마땅한 대안 카드라고 할 수 없었다. 소속팀에서 제로톱에 익숙했던 김승대(포항 스틸러스)가 전방에서 활발하게 움직여준 것과 미드필드에서 이재성이 적절하게 침투패스를 연결했던 것 정도를 소득으로 꼽을 수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광종호에는 라오스와의 3차전이 단비와 같다. 문상윤(인천 유나이티드), 손준호(포항 스틸러스) 등 조커들을 대거 활용하며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다. 라오스는 이미 사우디에 0-3, 말레이시아에 0-4로 패하며 최약체임이 드러났다. 한국대표팀이 플랜B에 대한 실험을 하기에 충분한 상대다.
대표팀 엔트리는 20명에 불과하지만 선수들간 기량 차가 크지 않다는 점은 그만큼 활용 카드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경기에서 다소 답답한 공격력을 보였던 이광종호가 단조로움을 탈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8강 이후 강팀들을 만나는 빡빡한 토너먼트를 생각해서라도 많은 공격 루트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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