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올 1월 국제축구연맹(FIFA)-발롱도르를 수상하며 세계 최고 선수임을 입증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또 하나 새로운 역사의 중심에 섰다.
호날두는 30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13~201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바이에른 뮌헨(독일)과의 4강 2차전에서 두 골을 폭발시키며 레알의 4-0 승리를 이끌어냈다. 1, 2차전 합계 5-0으로 뮌헨을 완벽하게 제압한 레알 마드리드는 2001~2002 시즌 이후 12년 만에 결승에 올라 우승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레알 승리의 중심에는 호날두가 빠질 수 없다. 호날두는 전반 33분과 후반 44분 골맛을 봤다. 전반 33분에는 카림 벤제마가 오른쪽 측면에서 내준 볼을 쇄도해 들어가며 편안하게 슈팅해 3-0을 만들었다. 후반 44분에는 아크 왼쪽에서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뮌헨 수비의 허를 찌르는 땅볼 슛으로 또 골망을 갈랐다.
호날두의 두 골은 레알에 많은 선물을 가져다줬다. 우선 챔피언스리그 10번째 우승인 '라 데시마'(La Decima, 챔피언스리그 10번째 우승을 뜻하는 스페인 수사)에 도전할 자격을 안겼다. 레알의 마지막 우승이었던 2001~2002 시즌 결승에서는 레버쿠젠(독일)을 격파했다.
지긋지긋한 독일 원정 징크스를 날려버리는데 선봉에 섰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레알은 이날 경기 전까지 독일 분데스리가 팀들과 원정경기에서 2승6무18패로 극심한 부진 징크스에 시달렸다. 뮌헨 원정만 놓고 보면 1무8패로 최악이었다. 때문에 많은 축구 전문가는 이번에도 뮌헨의 우세를 점쳤다. 이를 보란 듯이 뒤집은 것이다.
팀은 물론 호날두 개인 기록으로도 새 역사의 중심에 섰다. 이날 두 골을 넣으며 챔피언스리그 16골을 기록한 호날두는 2011~2012 시즌 최고의 라이벌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가 세웠던 최다골(14골)을 경신했다.
호날두는 조별리그에서만 9골을 넣었다. 갈라타사라이(터키)와의 첫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해내며 처음부터 놀라운 골 감각을 과시했다. 총 10경기서 16골로 가공할 득점력을 선보였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했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의 8강 2차전, 부상 회복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로 나섰던 뮌헨과의 4강 1차전까지 골을 넣었다면 새 기록은 좀 더 빨리 당겨질 수도 있었다.
챔피언스리그 통산 66골을 넣은 호날두는역시 메시가 보유한 통산 최다골(67골) 기록에 한 골 차로 다가섰다. 결승전에서 골을 넣으면 이 기록마저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될 경우 다음 발롱도르 역시 호날두의 몫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미 국왕컵을 거머쥔 레알은 정규리그 우승 희망도 남아있어 트레블(3관왕)도 가능하기 때문에 호날두의 2연속 발롱도르 수상이 더욱 유력하다.
절정의 기량을 유지하며 최고의 2014년 전반기를 보내고 있는 호날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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