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어느새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라이벌전으로 자리잡은 '엘넥라시코'의 올 시즌 첫 번째 시리즈가 시작된다. 팀 분위기는 4연패에 빠진 LG 트윈스와 5연승을 질주 중인 넥센 히어로즈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4연패로 최하위인 9위까지 떨어진 LG는 때마침 버거운 상대인 넥센을 마주하게 됐다. 넥센은 지난해까지 LG의 천적 노릇을 했던 팀. 최근 3년 간 넥센은 LG와의 경기에서 가진 전력 이상의 힘을 발휘하며 LG를 승수쌓기의 제물로 삼았다.
사실 LG와 넥센의 경기는 다른 라이벌전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경기 내용은 팽팽하지만 결과는 넥센 쪽으로 완전히 기울기 때문. 라이벌보다는 '천적'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수도 있다. LG는 최근 3년 간 넥센을 상대로 18승36패(승률 0.333)를 기록하며 철저히 밀렸다.
2011년 7승12패를 기록한 것이 시작이었다. 2012년 6승13패, 지난해 5승11패로 시즌을 거듭할수록 상대 전적이 나빠지고 있다. 넥센 창단 후 첫 세 시즌이었던 2008년부터 2010년까지도 25승31패(승률 0.446)로 열세에 있었지만 크게 밀리지는 않았다. 넥센이 본격적으로 LG의 천적으로 자리를 잡은 것은 2011년부터였다.
시즌 첫 번째 맞대결 결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LG는 넥센과 첫 맞대결에서 한 번도 기선을 제압하지 못했다. 2011년 1승1패, 2012년 2패, 지난해 1승2패였다. 기선제압에 실패하면서 상대에게 '해볼 만한 팀'이라는 인상을 남긴 것이다.
특히 2011년 첫 경기에서 8-2까지 앞서다 9회초 4점을 내준 끝에 8-7로 힘겹게 승리를 가져간 것이 지금의 천적 관계의 시발점이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실제로 당시 박종훈 감독은 그 해 넥센을 상대로 고전을 이어가자 첫 경기 후반부 결과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LG로서는 올 시즌 더더욱 넥센과의 첫 승부가 중요하다. 4연패에 몰리며 9위까지 내려앉은 상황. 넥센에 일격을 당한다면 시즌 초반이라고는 해도 자칫 벗어나기 어려운 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 넥센 역시 LG를 상대로 5연승의 상승세를 이어나가겠다는 각오일 것이 뻔하다.
LG는 이번 3연전에 우규민-리오단-임지섭 순서로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할 전망. 지난달 30일 두산전에서 거둔 임지섭의 승리를 제외하고는 올 시즌 선발승이 전무한 LG로서는 선발 투수들의 분전이 필요하다. 넥센은 순서상으로 문성현-밴헤켄-강윤구가 선발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LG로선 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 이번 3연전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천적 관계를 청산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는 셈이다. 아울러 올 시즌 반등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 최근 병살타 남발, 수비 불안이 이어지고 있는 LG 선수들의 집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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