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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도환·강지광 부상이 만든 로티노 포수 출장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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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KIA전서 공수 모두 제 역할, '복덩이'로 자리잡나

[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는 올 시즌 외국인타자로 비니 로티노를 영입했다. 그런데 그는 2008년 넥센 창단 후 외국인타자로 뛰었던 클리프 브룸바, 덕 클락, 코리 알드리지와 조금 다른 유형의 선수로 분류됐다.

브룸바와 같은 거포형 타자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클락과 알드리지처럼 중장거리형 타자 유형도 아니다. 로니토와 함께 올 시즌 국내 프로야구 무대를 노크한 루크 스캇(SK 와이번스) 호르헤 칸투(두산 베어스) 루이스 히메네스(롯데 자이언츠) 등과 견줘 펀치력은 떨어졌다. 조시 벨(LG 트윈스) 펠릭스 피에(한화 이글스)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 등과 같은 호타준족형 선수도 아니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팀 선수 구성상 필요에 의해 로티노를 선택했다"고 했다. 넥센 타선에는 장타자가 즐비하다. 홈런왕 3연패를 노리고 있는 박병호를 중심으로 이택근, 강정호, 김민성까지 상대 투수에게 부담이 되는 장타력을 갖췄다. 톱타자로 나서는 서건창과 포수 허도환이나 박동원을 제외하고 타순에 들어가는 7명의 선수가 모두 홈런을 쳐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그렇기 때문에 로티노는 타선에서 다른 팀 외국인선수와 조금은 다른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로티노는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해도 방망이에서 역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출발은 좋았다. 지난 3월 2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첫 안타와 타점을 신고했다.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보살 한 개도 기록하며 괜찮은 수비력도 선보였다.

그러나 다음날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지난 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 개막전에서도 3타수 무안타였다. 이튿날 안타를 치긴 했지만 3일 두산전부터 6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원정 3연전까지 또 안타가 없었다.

염 감독도 고민이 됐다. 로티노가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하자 타격 센스가 있는 문우람이 개점 휴업 상태가 됐다. 그렇다고 시즌 초반 타격감이 좋은 이택근과 유한준을 선발 라인업에서 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염 감독은 "로티노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퓨처스(2군)리그에서 뛰고 있는 강지광을 올릴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강지광은 시범경기에서 맹타를 터뜨리며 '깜짝스타'로 떠오른 선수다.

로티노는 스프링캠프 기간 햄스트링을 다쳐 연습경기에서 타석에 설 기회가 많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염 감독은 '퓨처스에서 20경기 정도 뛰게 하면서 감을 찾게 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런데 강지광이 덜컥 부상을 당했다. 퓨처스 경기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왼쪽 손가락 인대를 다쳤다. 로티노의 퓨처스행과 강지광의 1군 콜업 계획은 뒤로 미뤄졌다.

여기에 또 하나의 변수가 발생했다. 8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던 주전포수 허도환이 허리를 다쳤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염 감독은 10일 KIA전에 로티노를 선발 포수로 내세웠다. 사실 로티노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답게 내, 외야는 물론 포수도 가능했다. 미트, 마스크, 프로텍터 등 장비 일체를 직접 챙겨올 정도였다. 그동안 포수 훈련도 꾸준히 해왔다. 로티노는 이날 선발투수 앤드류 밴헤켄과 배터리를 이뤄 밴헤켄의 7이닝 무실점 투구에 도우미 노릇을 했다. 넥센은 이날 KIA를 5-2로 꺾었다. 밴헤켄의 호투가 발판이 됐다.

안방마님 자리에서 제몫을 한 로티노는 타석에서도 신바람을 냈다. 이날도 2안타를 치며 이번 KIA와 3연전에서 모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화끈한 한 방은 없지만 이날까지 쳐낸 9안타 중 2루타가 두 개다. 로티노가 수비뿐 아니라 타격에서도 제 역할을 해낸다면 넥센 입장에서는 더 바랄 것이 없다.

염 감독은 10일 KIA전이 끝난 뒤 "앞으로 밴헤켄이 등판하는 날에는 로티노를 전담포수로 둬야 할런지도 모르겠다"며 웃었다. 로티노의 국내 프로야구 '안방마님' 데뷔전은 이렇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수훈선수로 선정돼 방송 인터뷰까지 가졌다. 팀 동료들은 그런 로티노를 축하해주기 위해서 파우더 세리머니를 했다.

하루 반짝 활약일 수 있겠지만 허도환과 박동원 등 기존 안방마님들에게 로티노는 신선한 자극제가 될 수 있다. 로티노는 "스프링캠프에서 경기를 자주 못나가는 바람에 타격 밸런스가 잘 안맞았다"면서 "앞으로는 좀 더 나아질 거라 본다"고 했다. 염 감독은 로티노의 타격에 대해 "두 자릿수 홈런에 60타점 정도면 기대치를 충분히 채우고도 남는다"고 했다. 로티노가 다양한 쓰임새가 있는 선수라는 것을 보여줬던 KIA와 3연전이다.

조이뉴스24 목동=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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