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반드시 타이틀 하나는 가져오겠다."
3일 열린 K리그 클래식 시즌 개막 미디어데이. 전북 현대가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 받은 가운데 울산 현대, 포항 스틸러스, FC서울 등도 우승 가능성이 있는 팀으로 언급이 됐다.
그런데 '신흥 명가' 수원 삼성은 한 번도 우승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다. 1998, 1999, 2004, 2008년 모두 네 차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과거의 영광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매년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수원이지만 올해는 다크호스 정도로만 평가 받을 뿐 우승과는 거리가 멀다는 시선에 놓여 있다.
수원이 각종 대회에서 우승과 마지막으로 인연을 맺은 것은 2010년 FA컵이다. 이후 수원은 한 번도 우승컵을 품에 안지 못했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였지만 지도자와 선수 사이에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자존심을 앞세운 갈등으로 시간을 허비했다. 당연히 '원팀(One Team)'이 되기에는 모자람이 있었고 좋은 결과도 얻지 못했다.
선수들의 잦은 부상 이탈도 수원 성적 하락의 요인 중 하나였다. 선수단 관리라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결국, 수원이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충성도 높고 두꺼운 '팬'에 집중됐다. 올 시즌 수원 팬들이 뽑은 우승 후보 예상에 전북과 함께 공동 1위로 올라간 것이 이런 분위기를 설명한다.
자존심 회복이 필요한 수원은 올해 조용한 부활을 꿈꾼다. 서정원 감독은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반대로 우리에게도 좋은 상황이다. 관심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 오히려 좋을 수 있다"라고 역발상을 얘기했다.
수원은 동계훈련 내내 조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공수가 유기적으로 돌아간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예상이다. 실제 수원의 공격진은 다른 상위권 후보 팀과 비교해도 나쁘지 않다. 염기훈-김두현-산토스-서정진의 2선에 정대세와 로저가 포진한 최전방은 언제든 상대팀을 두들길 준비를 하고 있다. 중원에는 오장은-김은선이 버티고 있다.
관건은 역시 외국인 선수의 팀 적응이다. 수원은 브라질 출신 공격수 로저와 수비수 헤이네르를 영입했다. 이 중 로저는 아직 훈련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서 감독도 "로저는 조금 더 적응이 필요하다.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수원은 지난해 여름 영입한 산토스를 제외하면 최근 외국인 공격수 효과를 본 기억이 거의 없다. 소위 '먹튀' 외국신선수들이 많았다는 얘기다. 때문에 수원 구단은 올 시즌 긴축정책을 펼치면서 확실하다는 느낌이 아니면 선수 영입을 하지 않았다.
서 감독은 시즌 출사표를 밝히면서 조용히 웃었다. 그는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한다. 분명 우리에게 어렵지만 제대로 출발하겠다. 다른 팀이 수원을 경계하지 않으면 크게 다칠지 모른다"라며 조용하면서도 완벽하게 부활을 준비 중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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