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 김용의는 올 시즌 기로에 놓였다. 확실한 1군 선수로 자리매김 하느냐, 아니면 다시 백업 선수로 밀려나느냐의 갈림길이다.
김용의는 지난해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109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푼6리 5홈런 34타점 42득점 21도루를 기록한 것. 5천만원이던 연봉은 두 배로 올라 올 시즌 1억원을 받게 됐다.
하지만 지난해의 활약이 올 시즌 주전 자리를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김용의는 지난해에 비해 입지가 좁아졌다. 지난해 김용의의 자리였던 1루에는 베테랑 정성훈이 포지션을 바꿔 이동해 왔고, 김용의의 원래 주 포지션이었던 3루는 외국인 선수 조쉬 벨이 꿰찰 가능성이 높다.
이대로라면 김용의는 백업 선수로 밀려나게 된다. 하지만 김용의에게는 자신만의 강점이 있다. 먼저 2루 수비까지 가능한 전천후 수비수라는 점. 어느 포지션에서든 안정감 있는 수비를 자랑한다.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활용 가치가 높은 선수가 바로 김용의다.
LG의 고민을 해결할 적임자로도 꼽히고 있다. LG는 중심타선에 비해 공격의 물꼬를 틀 테이블세터진에 고민이 많았다. 지난해 박용택이 톱타자로 완벽 변신에 성공했지만 2번 자리는 여전히 확실한 주인공이 나타나지 않았다. 김기태 감독은 박용택과 이대형의 조합을 최선으로 생각했지만, 이대형은 FA 자격을 행사해 KIA로 떠나버렸다.
김용의는 최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연습경기에서 1,2번 타순에 배치되며 테이블세터로서의 가능성을 다시 점검받고 있다.
결과는 나쁘지 않다. 16일 주니치전에서는 2번타자로 나서 2루타 하나를 터뜨렸고, 17일 야쿠르트전에서는 톱타자로 출전해 5타수 2안타(3루타 1개)에 도루 2개를 성공시키며 결승 득점까지 올렸다. 20일 요미우리와의 경기에는 톱타자로 출전한 박용택의 타순에 대타로 기용돼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김용의는 정규시즌 2번 타자로 20번, 톱타자로도 5번 선발 출전한 경험이 있다. 김기태 감독이 일찍부터 김용의의 가능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김용의는 발이 빠른데다 작전 수행능력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지난해 한 차례 사인 미스로 인해 크게 질책을 받기도 했지만, 경험이 부족한 탓이지 가진 기량의 문제가 아니었다.
일단 김용의가 주전 한 자리를 차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3루의 조쉬 벨, 1루의 정성훈 모두 팀의 핵심 선수들이기 때문. LG로서도 벨과 정성훈이 주전에서 밀리는 시나리오는 바라지 않는다. 지명타자 자리를 활용해야 겨우 김용의에게 기회가 주어질 수 있는 것이 현재 LG의 선수 구성이다.
하지만 김용의가 주전 자리를 차지하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경쟁자들보다 나은 실력을 보인다면 LG 코칭스태프도 김용의를 백업 멤버로 분류할 수만은 없게 된다. 공수에서 활용 가치가 높은 김용의가 올 시즌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도 LG에서 눈여겨 볼 대목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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