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추신수(31)를 둘러싼 분위기가 묘하게 흐르고 있다. 당초 추신수 영입에 관심을 가졌던 구단들이 일제히 난색을 나타내고 있다. '나이가 적지 않고 몸값이 너무 비싸다'는 게 선뜻 지갑을 열지 못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추신수 영입전에는 당초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텍사스 레인저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시애틀 매리너스 등이 뛰어들 것으로 보였다. 여기에 추신수의 집이 있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도 가장 최근 추신수 계약에 큰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들 구단들은 대체 자원을 확보했거나 추신수의 몸값이 내려가길 기다리는 분위기다. 11일(한국시간) ESPN에 따르면 구단들은 추신수의 나이를 감안할 때 향후 3년 정도는 꽤 훌륭한 성적을 내겠지만 이후 3∼4년 간은 하향세가 불보듯 뻔하다며 장기계약을 주저하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5년 8천만달러 정도면 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봤지만 6∼7년 1억 3천만달러 선까지 '호가'가 오른 탓에 눈치만 보고 있다.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디트로이트 등은 이미 추신수 영입전에서 사실상 철수한 상태이고, 볼티모어와 원 소속팀 신시내티도 큰 돈을 쓰기 어려운 처지다. 추신수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였던 시애틀도 FA 최대어 로빈손 카노를 10년 2억4천만달러에 영입한 뒤여서 또 다른 선수 한 명에게 거액을 쓰기 쉽지 않다는 평가다.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하나였던 애리조나는 LA 에인절스,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3각 트레이드로 코너 외야수 마이크 트럼보를 영입했다.
여기에 텍사스는 추신수의 몸값이 너무 비싸다는 입장이다. 댈러스모닝뉴스에 따르면 텍사스는 추신수에게 제이코비 엘스버리 정도의 몸값을 줄 수 없다는 분위기다. 추신수와 함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고객인 엘스버리는 이번 겨울 FA로 양키스와 7년 1억5천300만달러에 계약했다. 텍사스는 추신수의 몸값이 더 내려가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보라스의 욕심이 많만치 않아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보라스는 내심 엘스버리 수준의 총액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지만 보라스는 여전히 서두르지 않고 있다. 그는 특유의 시간 끌기 작전을 구사하면서 추신수를 탐내는 구단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시장 상황은 변할 수 있고, 결국 자신들이 요구하는 조건을 맞춰줄 구단이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셈이다.
ESPN은 "현재로선 추신수가 6∼7년에 총액 1억3천만달러 수준의 계약을 끌어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올해 스토브리그의 '돈 잔치'를 감안할 때 예상치 못했던 어떤 일도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언제든지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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