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23)가 완벽하지 않은 몸상태로 최상의 연기를 보여주며 부상 공백이 큰 문제가 아니었음을 확인시켜줬다.
김연아는 6일 오후(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돔 스포르토바 빙상장에서 열린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합계 73.37점(기술점수(TES) 38.37 예술점수(PCS) 35.00)을 받았다.
참가한 선수들과의 수준 차이가 워낙 심해 순위를 따지는 것이 무의미했다. 더블 악셀에서 착지 실수가 있었지만 73.37점으로 시즌 최고점을 기록했다. 지난 10월 아사다 마오(일본)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시리즈 1차대회 스케이트 아메리카에서 73.18점을 가볍게 깼다.
당초 김연아는 그랑프리 시리즈 출전으로 올림픽 리허설을 하려고 했지만 지난 9월 오른쪽 발등 중족골(발등과 발바닥을 이루는 뼈) 미세손상으로 재활과 연습을 병행하며 출전을 포기했다. 훈련량이 워낙 많아 생긴 부상이었다는 점에서 안타까웠다.
그러나 내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실전 점검이 필요했고 이번 대회를 선택했다. 김연아는 올림픽에서의 몸상태가 100%라는 것을 가정하고 "현재는 80~90% 정도 수준이다"라며 최상이 아님을 강조했다.
때문에 김연아가 어느 정도 수준의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느냐에 관심이 집중됐다. 점프 높이나 비거리도 관심거리였다. 새 쇼트프로그램 '어릿광대를 보내주오(Send in the clown)'와 프리스케이팅 '아디오스 노니노(Adios Nonino)'가 어떤 내용으로 구성, 잘 녹아들지도 궁금했다.
일단 쇼트프로그램은 큰 문제없이 해내며 부상 공백 우려를 지워냈다. 김연아를 상징하는 점프나 다름없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의 높이는 여전했다. 이어지는 트리플 플립 점프도 무난했다. 발에 힘이 없다면 쉽게 뛰기 어려운 점프였다. 다만, 더블 악셀에서 착지가 흔들린 것이 아쉬웠지만 전체 연기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나머지 유나 카멜 스핀, 레이벡 스핀, 스텝 시퀀스 등은 깔끔 그 자체였다. 비련의 여주인공이라는 컨셉트에 맞게 김연아 특유의 표정 변화와 함께 우아한 손짓이 적절하게 녹아 들며 여왕의 귀환을 알렸다.
다소 좁은 링크라는 제약도 이겨냈다. 김연아는 활동량이 많아 링크를 최대한 활용하는 편이다. 기술 구사가 좋아 링크 적응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무난하게 해내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언제 부상이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김연아는 무난한 연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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