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K리그 클래식 강등권이 요동치고 있다. 대전 시티즌이 독보적인 꼴찌를 하고 있는 가운데 강등권 탈출을 위한 치열한 승점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B그룹(8~14위)에서 8위 성남 일화(승점 53점)와 9위 제주 유나이티드(52점)는 1부리그 잔류를 확정했다.
이제 관심은 강등 싸움이다. 최하위 대전(19점)은 지난 주말 경기에서 제주를 이기면서 희망고문을 이어갔다. 10위 전남 드래곤즈(34점)가 주춤거리고 있는 가운데 11위 경남(29점), 12위 대구FC(26점, 골득실 -20), 13위 강원FC(26점, -29) 순으로 순위를 형성하고 있다.
13, 14위가 챌린지(2부 리그)로 자동 강등된다. 12위는 챌린지 1위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현재 상황에서는 챌린지 선두에 올라 있는 상주 상무와의 PO가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27일 경찰축구단과의 '군경더비'를 승리하면서 사실상 상주의 독주 체제가 구축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나마 여유있는 전남을 제외하면 11위~14위 네 팀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PO로 간다 하더라도 상주의 전력을 생각하면 12위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순위다.
하위권 각 팀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혹한기다. 대전의 경우 김인완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여전히 부재한 가운데 조진호 코치의 대행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대전 구단은 김 감독의 복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벤치로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전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구단에서 김 감독에게 복귀를 종용하고 있지만 건강 문제를 앞세워 사퇴 선언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고집을 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런 분위기를 모르지 않는 선수들도 감독 부재를 잊고 훈련에만 집중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강원은 최근 여섯 경기에서 승점 11점을 확보하는 등 상승세다. 김용갑 감독의 차별없는 선수 기용이 효과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런트에서도 선수단에 '강등'같은 단어를 일절 꺼내지 않으며 믿음을 보내주고 있는 것도 한 몫 하고 있다.
진경선, 배효성 등 강원 선참급들의 리더십도 빛을 내고 있다. 멀티플레이어 진경선은 그라운드에서 말없이 뛰며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올해 진경선은 30경기 중 딱 두 번만 교체 아웃됐다. 나머지 경기는 모두 풀타임 소화했다. 몸으로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주니 후배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밖에 없다.
대구는 선수들 심리 상담까지 하며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문 상담사에게 고민을 털어 놓으며 힐링하고 있다. 또, 사회공헌 활동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초,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중인 축구교실에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참여시켜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대구 관계자는 "최대한 경기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해 외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금 당장 강등이 된 것도 아니다. 경기 외적인 일에 잠시 힘을 쏟게 해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여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위권 팀들의 운명은 맞대결에서 갈릴 전망이다. 패하더라도 적게 실점해야 한다. 골득실에서 순위가 갈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강원은 올 시즌 제주에 두 번이나 0-4로 대패했고, 포항에는 0-4, 0-3으로 무득점 패배를 한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구와 승점이 같지만 골득실에서 순위가 밀리는 부메랑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결국 누가 더 강등에 대한 압박을 잊고 즐기느냐가 막바지 희비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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