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최상의 시나리오다. 선발투수의 호투에 타선의 활발한 움직임, 구원진의 활약까지 더해졌다. 예상대로 풀린 경기 덕분에 두산은 80%의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을 잡았다.
두산은 24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삼성에 7-2로 이겼다. 그라운드의 선수들이 마치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 굴러간 결과였다.
두산에 선발 투수의 활약은 절대적이다. 비교적 불펜진이 헐거워 선발 투수가 최대한 많은 이닝을 안정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1차전 선발 투수로 낙점된 노경은은 6.1이닝 동안 4안타 2볼넷을 내주고 7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1실점으로 잘 막았다. 1회말부터 박석민에게 좌월 솔로포로 위기를 맞는 듯했지만 2회초 타선이 곧바로 3점을 뽑아 역전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었다. 이후 노경은도 무실점 호투로 타선의 활약에 보답했다.
두산 타자들은 12안타를 몰아쳤다. 이종욱과 홍성흔, 최재훈, 손시헌이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특히 김현수와 손시헌의 활약이 희망적이다. 김현수는 3-1로 앞선 5회 1사 후 승기를 확실하게 가져오는 우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김현수의 포스트시즌 첫 홈런. 자신감을 되찾은 3번 타자는 앞으로 삼성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홈런뿐 아니라 펜스 위에서 뜬공으로 잡힌 타구도 힘이 넘쳤다.
손시헌은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처음으로 9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2회 역전 적시타와 6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솔로 홈런이 손시헌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플레이오프까지 주전 투입된 김재호가 휴식을 취하는 사이, 삼성에 강했던 손시헌이 확실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포수 최재훈도 2안타를 날리며 꾸준히 좋은 타격감을 이어오고 있음을 입증했다. 이날 두산의 하위 타선은 총 6안타 5타점을 합작했다.
불펜진에 대한 우려도 날렸다. 노경은에 이어 7회 1사 1, 2루 위기 상황을 이어받은 변진수(1이닝)는 김태완을 병살타로 유도해 불을 끄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어 정재훈(0.2이닝), 윤명준(0.1이닝 1실점, 비자책), 오현택(0.2이닝)이 연달아 등판해 1실점(비자책)만 하고 경기를 마쳤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쓰며 상승세를 탔다. 한국시리즈에서 삼성과 만나서도 주눅이 들지 않았다. 단기전에서 1차전 승리는 시리즈 전체 판도를 좌우한다. 적지에서 1승 1패만 거둬도 성공적이기에 여유까지 생겼다.
이제 삼성이 쫓기게 됐다. 드라마같은 승리는 두산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플레이오프 종료 후 사흘간의 휴식도 약이 됐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완벽한 '승리 공식'을 보여준 두산이 자신감 상승으로 장밋빛 꿈을 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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