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축구대표팀 홍명보(44) 감독에게 페루전은 어떤 의미일까.
홍 감독은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페루전에 대해 동아시안컵에서 미비했던 부분을 점검하는 경기로 정의를 내렸다. 홍 감독은 경기 하루 전인 13일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결과에 신경이 쓰이는 것은 맞고 팬들에게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라며 조심스러워 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페루전 역시 동아시안컵과 마찬가지로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을 향한 여정의 일부라는 것이다. 홍 감독은 지난 6일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내년 5월까지의 계획을 다 짰다. 승리와 골에 대한 관심이 큰 것을 잘 알고 페루전에서 골을 넣지 못하고 질 수도 있다"라면서도 "내 눈은 브라질에 가 있다"라고 잘라 말했다.
평가전은 말 그대로 평가전일 뿐 본선을 향한 여정이기 때문에 경기 승패에 대해 일희일비 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날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축구대표팀은 동아시안컵에서 2무1패, 1득점 2실점의 초라한 성적을 냈고 8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56위로 지난달에 비해 13계단이나 추락했다. 페루에 패하면 60위권 밖으로도 내려갈 수 있다.
그러나 홍 감독은 결과에 너무 초점을 맞추지 않기를 바랐다. 그는 "결과에 신경이 쓰이는 건 맞다. 팬들한테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라면서도 "현재는 팬보다 선수들과의 신뢰가 더 중요하다.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그 부분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혹시 경기 결과가 나쁘더라도 외부의 비난은 자신이 다 안고 가겠다는 뜻이다. 선수 옥석 가리기라는 전체적인 틀을 흔들림없이 지켜 나가겠다는 것이 홍 감독의 판단이다. 취임 초기부터 유지한 '마이웨이'를 굳건히 하겠다는 것이다.
선수들에게도 자기 실력을 발휘하면서 팀 전체의 경기 운영 능력 향상을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스타일의 팀을 상대하면서 경험을 얻으라는 것이 홍 감독의 생각이다.
동아시안컵 일본전 후반 추가시간 5분을 언급하면서 "경기종료가 5분 남은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경기를 운영해야 할지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그 부분을 알고 운영하는 것과 무작정 하는 것은 차이가 크다"면서 페루전에서도 선수들이 경기 운영 노하우를 쌓을 것을 주문했다. 결과보다 과정을 충실히 하자는 홍 감독의 의지가 강하게 묻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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