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실낱같은 희망은 남아 있다. 그러나 전망은 밝지 않다.
7월 안산에서 열릴 예정인 컵대회 준비에 한창이던 한국배구연맹(KOVO) 사무국은 지난주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드림식스를 인수해 운영할 것으로 철석같이 믿고 있던 우리카드가 구단 인수 철회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연맹은 지난 4월 우리카드와 드림식스에 대한 인수·양도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3개월도 지나지 않아 상황이 돌변했다. 드림식스는 또 다시 새 주인을 찾아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윗선에서 (배구단과 관련해) 어떠한 말을 들은 적은 없다"고 전했다. 우리카드가 속한 우리금융지주의 새 수장이 된 이순우 회장의 뜻은 확고하다. 민영화를 목표로 하는 마당에 우리카드가 배구단을 운영할 수 있는 여력이 안된다고 판단했다. 그렇기 때문에 배구단 인수를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연맹은 우리카드 측에 26일까지 배구단과 관련해 확답을 달라고 통보했다. 이제 남은 시간은 하루 밖에 없다. 연맹도 드림식스 문제를 더 이상 끌고 갈 순 없는 상황이다. 6월말까지 2013-14시즌에 뛸 선수등록을 마무리해야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27일 오전 9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연맹 회의실에서 이와 관련한 긴급 이사회가 소집된다.
초점은 우리카드의 인수포기에 맞춰져 있다. 따라서 이날 이사회는 이에 따른 후속조치를 논의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연맹이 고려하고 있는 방안은 세 가지다.
드림식스 인수포기가 공식화되면 특별 드래프트를 실시하는 게 첫 번째 방안이다. 군입대 선수까지 포함한 선수 14명을 나머지 6개 구단으로 나눠 보내는 일이다. 두 번째는 다시 연맹이 드림식스를 직접 관리하는 방식이다. 드림식스는 전신 우리캐피탈 시절 모기업 경영악화로 인해 두 시즌 동안 연맹 관리구단으로 리그를 뛰었던 적이 있다.
우리카드는 드림식스 인수·양도 계약을 맺으면서 연맹에 20억원을 냈다. 나머지 20억원은 당초 예정대로라면 7월말까지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카드가 인수를 포기할 경우 연맹은 150%에 달하는 위약금을 받게 된다. 그럴 경우 일단 60억원의 자금이 생긴다. 한 시즌 더 연맹이 관리를 하며 새 인수 구단을 찾을 수 있는 여지는 생긴다.
하지만 이 방안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른다. 우리카드가 인수를 포기하면서 남은 금액을 지불할 지 여부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다시 관리구단이 된다는 모양새도 좋지 않다.
우리카드와 드림식스를 두고 인수 경쟁을 했다 탈락하고 새 팀 창단에 나선 러시앤캐시가 드림식스를 흡수하는 제3안의 방안도 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연맹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연맹 신원호 사무총장은 "회원사간 구단을 양도하는 건 정도에 맞지 않고 규약에도 이런 조항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방안 중 하나로 검토는 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이런 가운데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건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구단 사무국 직원이다. 드림식스에서 뛰고 있는 한 선수는 "특별 드래프트가 되면 좋을 수도 있겠지만 배구를 그만둬야 하는 선수들도 분명히 생긴다"면서 "그동안 함께 고생하고 땀을 흘렸던 동료들이 그런 식으로 운동을 그만두는 일만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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