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몇몇 선수들에게만 의존하던 모습이 아니다. LG 트윈스가 확 달라진 선수층을 자랑하며 시즌 첫 '4연승'의 신바람을 내고 있다.
LG는 1일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7-3 승리를 거뒀다. 4연승을 달리며 어느새 23승23패로 승률 5할 고지를 다시 밟았다. 이제 4위 KIA와의 승차는 1경기에 불과하다. 3위 롯데와도 1.5경기 차 떨어져 있을 뿐이다.
최근 LG의 1군 엔트리를 살펴보면 백업으로 꼽을 선수가 없다. 확실한 주전도 아니지만 백업이라고 하기엔 팀 내 비중이 매우 높은 선수들이 많다. 그만큼 선수층이 두꺼워졌다는 이야기다.
1일 현재 LG 야수진은 포수 2명(윤요섭, 최경철), 내야수 7명(오지환, 김용의, 권용관, 정주현, 정성훈, 문선재, 손주인), 외야수 5명(이병규, 정의윤, 박용택, 이진영, 이대형)으로 구성돼 있다. 김기태 감독은 이들 14명을 최대한 활용하며 시즌을 치러나가고 있다.
먼저 가장 안정감이 필요한 포지션인 포수부터 따로 주전이 없다. 윤요섭과 최경철이 돌아가면서 안방을 지킨다. 윤요섭은 송구, 블로킹 등 수비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최경철은 기존의 안정감에 결승타를 때려내는 등 방망이로도 팀에 공헌하고 있다.
내야는 1루수 김용의, 2루수 손주인, 3루수 정성훈, 유격수 오지환을 주전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나머지 선수들도 최근에는 그에 준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연승을 달리며 지친 선수들의 체력을 보충하는 효과까지 거둔 LG다.
먼저 문선재는 1루와 2루를 오가며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 중이다. 김용의가 빠질 때는 1루를, 손주인이 빠질 때는 2루를 맡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유격수, 3루수를 맡을 수도 있는 전천후 내야수. 최근 2경기에 문선재가 선발 2루수로 출전하면서 지친 손주인이 쉴 수 있었다.
1군 복귀 후 큼지막한 홈런 2방, 기습적인 홈 쇄도로 강한 인상을 남긴 권용관은 최근 2경기 연속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몸 상태가 다소 좋지 않은 정성훈에게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권용관은 공수에서 부족함 없는 기량을 펼치며 연승에 힘을 보탰다.
이진영이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외야진에도 무게감이 더해졌다. 기존 이병규(9번), 정의윤, 박용택이 나란히 맹타를 휘두르고 있어 교통정리가 필요할 정도다. 이대형도 3경기 연속 안타를 때리며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몇 년간 LG는 시즌 초반 잘 나가다 무더위가 시작되면 고꾸라지는 패턴을 보여왔다. 주전과 백업의 격차가 크다 보니 주전들의 체력부담이 커지는 시기를 이겨낼 힘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올 시즌은 그 반대일 가능성이 높다.
5월말부터 힘을 내기 시작한 LG는 아직도 대기전력들이 1군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예년과 달리 6월부터 반격에 나설 수 있는 이유다. 불펜 투수 유원상을 비롯해 포수 현재윤, 외야수 이병규(7번)가 반격에 힘을 보탤 선수들이다.
대기전력들이 가세하면 LG 1군의 주전-비주전의 경계는 더욱 불분명해질 전망이다. 이는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선수들의 체력 관리에 큰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벤치도 더욱 다양한 작전을 펼 수 있다. 두꺼워진 선수층. LG의 6월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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