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혼날 줄 알았는데…"
SK 투수 백인식에게 22일 NC전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다. 데뷔 첫 선발 등판이던 16일 KIA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생애 첫 승리를 따낸 뒤 맞은 두 번째 선발 기회. 그러나 백인식은 이날 1.2이닝 만에 3실점을 내주고 일찍 물러났고 패전투수가 됐다.
백인식은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너무 심각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고 NC전을 돌아봤다. 구속은 첫 등판에 비해 약 10㎞가 줄었다. 그는 "나도 놀랐다. 아무리 세게 던져도 141㎞밖에 안 나오더라. 머리가 하얘졌다. 경험이 없으니 힘을 빼고 던지거나, 변화구 승부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경기 후 이만수 감독이 백인식을 호출했다. "사실 혼날 줄 알았다. 그런데 원인을 생각해보라고 하시면서 안경을 주셨다." 이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백인식이 잘하면 고가의 선글라스를 선물로 주겠다"고 약속했다. 비록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지만 이 감독은 선글라스를 챙겨주면서 백인식을 다독였다.
그는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크는 것"이라고 했다. 2008년 2차 2라운드로 입단했던 백인식은 그동안 2군에서만 활약해왔다. 작년 기록은 15경기에서 8승 4패 평균자책점 2.76.
'쓴 경험'은 약이 됐다. "패전 후 다음날은 덕아웃에 앉아있는 게 부끄러울 정도였다. 다시 마운드에 올라가면 쓸데없는 생각은 안 하겠다. 한 타자만 잡는다는 생각으로 전력 피칭하겠다."
현재 백인식은 중간 대기 중이다. 다시 선발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부진으로 인한 부담은 털고, 다음 등판 준비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백인식은 "다행히 다시 내 공을 찾은 것 같다. 밸런스는 문제 없었다. 만약 또 기회가 온다면 씩씩하게 내 투구를 하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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