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져야 본전" 백인식 배짱 제대로 통했다

[한상숙기자] 첫 선발 등판이라는 공통점으로 출발했지만 결과는 크게 달랐다. SK 백인식은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뒀고, KIA 윤석민은 패전투수가 됐다.

16일 광주 KIA전에 SK 선발로 나선 백인식은 2008년 입단해 줄곧 2군에서만 활약해오던 '무명'이었다. 올 시즌 1군 3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던 백인식은 "공을 씩씩하게 잘 던진다"는 이유로 5선발 공백이 생긴 팀 사정상 이날 깜짝 선발 낙점됐다.

백인식은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일을 냈다. 6이닝 동안 안타를 하나밖에 맞지 않았고 볼넷 5개를 내줬다. 그 1안타가 투런홈런이어서 2실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SK가 9-2로 승리해 데뷔 첫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6회까지 피안타 없이 볼넷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1회를 공 8개로 막아낸 백인식은 2회 1사 후 최희섭과 이범호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낸 뒤 차일목에게 병살타를 유도해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와 4회도 연속 삼자범퇴였다. 5회 최희섭이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이범호 차일목 박기남을 연달아 범타로 돌려세우며 KIA 타선을 꽁꽁 묶었다. 최고 149㎞의 직구 위주 피칭이 제대로 먹혔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백인식은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김원섭의 볼넷으로 무사 1루가 된 상황에서 나지완이 백인식의 3구째 낮은 직구를 노려쳐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로 연결했다. 이만수 감독은 오른쪽 약지 통증을 호소한 백인식을 이재영으로 교체했다. 물론 백인식은 선발로서 임무를 충실히 해낸 후였다.

반면 올 시즌 첫 선발 등판한 KIA 윤석민은 초반부터 백투백 홈런을 맞고 흔들렸다. 윤석민은 1회에는 1사 후 박재상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최정을 삼진, 김상현을 2루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그리고 2회 한동민을 1루수 땅볼로 막은 뒤 조성우에게 좌월 솔로포를 맞았다. 8구째 145㎞ 몸쪽 직구가 높게 들어갔다. 이후 곧바로 박진만에게 또 좌월 홈런을 허용했다. 이번에도 145㎞ 몸쪽 직구가 높았다. 백투백 홈런은 올 시즌 5호, 통산 721호다. 또 윤석민의 백투백 홈런 허용은 2012년 7월 28일 광주 한화전에서 장성호, 김경언 이후 처음이다.

윤석민은 3회 정근우와 박재상에게 연달아 볼넷을 허용했으나 다음 세 타자를 연속 범타로 잡아냈다. 4회 1사 후 박진만과 정상호에게 또 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정진기를 뜬공, 정근우를 땅볼로 막고 위기를 넘겼다. 5회는 세 타자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윤석민은 6회부터 임준섭으로 교체됐다. 5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투구 수는 100개였다.

결과는 예상을 완벽하게 빗나갔다. 경기 전 관심은 KIA 에이스 윤석민의 선발 복귀에 쏠렸으나 이날 승리는 백인식이 챙겼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백인식의 배짱투가 제대로 먹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