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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찬 떠난 롯데, 김시진 감독 깊어가는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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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스토브리그에서 타선의 기둥이 빠져나가 위기에 처하게 됐다. 롯데는 이번에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두 명의 팀내 주축 타자인 홍성흔, 김주찬과 우선 협상이 결렬됐다.

두 선수는 시장의 평가를 받게 됐는데 홍성흔은 18일 오전까지 다른 구단과 계약 소식이 없지만 김주찬은 결국 부산을 떠나 광주 행을 결정,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게 됐다.

롯데는 오프시즌 많은 변화가 있었다. 양승호 전 감독이 물러난 뒤 김시진 감독으로 사령탑이 교체되면서 코칭스태프도 많이 물갈이가 됐다. 김 감독은 롯데를 맡으면서 홍성흔과 김주찬의 재계약을 전제로 팀 전력 구상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제는 그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 상황이다.

김 감독은 17일 '조이뉴스24'와 전화통화를 통해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하지 않겠냐"고 조심스럽게 얘기했다. 김주찬과 홍성흔이 다른 구단과 계약이 여의치 않을 경우 다시 롯데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둘 중 한 명인 김주찬의 행선지가 18일 오전 KIA로 정해졌다. 홍성흔도 어떤 팀으로 갈지 모를 일이다.

타선을 지탱하던 큰 기둥 두 개가 빠져나간다면 롯데로선 보강 작업에 나서야 한다. 가장 먼저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은 외국인선수 선발 카드다. 하지만 김시진 감독은 외국인선수의 경우 타자보다 투수쪽으로 무게 중심을 뒀다.

김 감독은 지난 7일 선수단 상견례와 14일 취임식이 끝난 뒤 "쉐인 유먼과 라이언 사도스키의 재계약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유먼과 사도스키가 롯데 유니폼을 계속 입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2명의 외국인선수는 투수로 뽑겠다는 뜻을 강력하게 나타냈다.

김 감독은 "타이론 우즈(전 두산 베어스)나 제이 데이비스(전 한화 이글스) 등 타자쪽에서 성공사례도 있지만 지금은 국내 투수들도 웬만한 외국인 타자들을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의 경험도 타자보다 투수를 선호하는 배경이 됐다.

김 감독은 넥센 히어로즈 사령탑 시절 덕 클락, 코리 알드리지라는 외국인타자와 함께 두 시즌을 치렀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기대에 부응하진 못했다.

클락은 한화와 히어로즈 소속이던 2008년과 2009년 연속으로 20-20을 달성했다. 그러나 김 감독이 넥센에 온 첫 해인 2010시즌에는 20-20이 아닌 10-10(12홈런 12도루)에 그쳤고 타율도 2할6푼5리로 기대에 못미쳤다.

클락을 대신해 2011시즌 넥센 유니폼을 입은 알드리지는 20홈런을 쏘아올리면서 타선에 무게감을 싣긴 했지만 타율이 2할3푼7리로 형편없이 낮았고 삼진도 139개나 기록하는 등 정교함이 떨어졌다.

그 다음으로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은 FA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 영입 때 쓸 만한 타자를 데려오는 것이다. 그러나 누가 보상선수 명단에 포함될지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또한 FA 제도가 처음 도입된 2000년 이후 보상선수로 데려온 이들 중 성공사례는 드물다. 두산이 지난 2009년 롯데로 떠난 홍성흔 대신 보상선수로 데려온 이원석 정도가 나름대로 쏠쏠한 활약을 보인 케이스다.

김시진 감독은 "선수의 선택은 존중한다. 또한 프런트에서도 두 선수 재계약과 관련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선수가 팀을 옮기게 된다면 거기에 맞춰 당연히 대비를 해야 한다. 그럴 경우 코칭스태프, 구단 관계자와 얘기를 나눠봐야 한다"고 했다.

김주찬이 떠난 롯데는 이제 KIA로부터 올해 김주찬 연봉의 200%에 해당하는 보상금과 보호선수 20명 외의 선수 한 명을 보상선수로 받아야 한다. 보상선수를 원하지 않을 경우에는 연봉의 300%를 받을 수 있지만 선수 한 명이 아쉬운 상황에서 이런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주찬은 올 시즌 롯데에서 연봉 2억7천만원을 받았다. KBO 규정상 김주찬이 KIA 선수로 공시된 뒤 일주일 이내에 보상 절차가 마무리돼야 한다. 조만간 롯데는 KIA로부터 보호선수 명단을 넘겨 받아 보상선수를 지명하게 된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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